시
가을과 인생
창공에 흰 구름 둥실 떠가고
바람 불어 은빛 억새꽃 군무하며
살포시 아침바람 살갗을 간질이니
가을이 찾아왔나보다.
길섶에 형형색색 야생화 만개하고
여기 저기 목을 길게 뺀 코스모스 손짓 하며
저 들판 황금물결 눈부시고
파란 하늘 아래 하얀 폭포수 백암白巖 타고
붉고 푸른 잎 사이로 날아 흘러 떨어지니
정녕 가을의 모습인가 보다.
이산 저산 빼어난 오색단풍 온 몸에 두르고
길가는 나그네의 발걸음 붙잡고
등산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감탄과 사색을 자아내게 하니
왜 지나가는 가을 더 붙잡고 싶지 않으랴.
가을도 오늘 있다 내일 낙엽지리니
인생도 왜 이와 같지 않으랴
풍성한 짧은 가을 만끽하며
이 가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게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