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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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하늘마음

 

 

하늘은 파라서 좋다. 하늘은 넓어서 좋다.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시원해지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아 행복한 마음이 든다. 하늘은 경계가 없어 어디든 갈 수 있어 좋다.

마음이 부드럽고 넓어 보여 좋고 제한이나 제재가 없어 자유를 누릴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자주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은 그저 조건 없이 사랑해 주고 너그럽게 이해해주며 사소한 일도 용서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순수한 마음을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

 

하늘은 모두에게 넓고 푸른 공간을 어떤 형태의 바라는 것도 없이 제공하고 있다.

숲은 고향과도 같아서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어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자주 하늘을 벗 삼아 숲으로 여행을 가곤 한다. 여행하며 여러 가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양들을 보며 내 마음도 가다듬어 본다. 나는 ‘북서울꿈의숲’이 집에서 가까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하루 동안 집의 생활이 답답하고 신진대사가 느리게 돌아가는 느낌을 받아서 또는 밖의 세상이 궁금해서 거의 매일 운동 겸 북숲으로 나간다. 이곳에서 나는 새들을 자주 보곤 한다.

 

“어떤 낯모르는 새도 ‘나의 마음과 같은지 비슷한 행동을 한다.’ 한 곳에만 있는 것이 지루하여 기분 전환하러 가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세상을 구경하러 가는지, 그 연유가 무엇이든 ‘어깨 죽지에 힘을 주어 날개를 들썩하다가 이내 날개 깃털 쪽으로 힘을 보내 날개를 몸에 붙이며 어떻게 보면 몸통만으로 하늘로 한 참을 날아가더니 빽빽하게 나뭇잎으로 가려져 독방처럼 지낼 수 있는 편안한 곳으로 꼬리 깃털로 균형을 잡고 내려앉는다.’ 그리고 나를 발견하더니 무엇을 알아보려는 듯 고개를 치켜세웠다 내렸다하며 요리 조리 고개를 돌리며 인간이라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자세하게 관찰하는 것처럼 푸른 잎사귀 틈으로 살짝 살짝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인간세상을 구경하고 나는 그의 세상을 구경하고 있다.

 

또 나는 여러 가지 풀꽃과 잔디광장 곁에 있는 나무숲 길을 지나며 푸른 나무를 올려다보는 것을 핑계 삼아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티 없이 맑은 하늘마음’을 감히 내 맘과 견주어 보고, 싱싱하고 무성한 초록 잎을 바라보며, 나는 무엇을 이루었으며 그것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짚어보기도 하고, 나무의 상처와 혹과 잘려나간 흔적 등을 보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말없이 서 있는 나무 옆을 지나며, 어쩌면 이들도 그들 나름의 괴롬과 설음을 툭툭 털어내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를 일이지만, 인간의 삶의 모양과 흡사하다고 생각해 보며 나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그 사이로 날아가고 날아드는 새의 참견하는 모습도 본다.

 

그리고 내 가까이에서 펼쳐지는 사람풍경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푸른 하늘이 나뭇잎 사이로 값비싸게 내보이는 나무그늘 아래에서 가족과 함께 무언가를 먹으며 지내는 모습, 연인끼리 돗자리 깔고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연 날리고, 곤충채집하고, 스마트폰 보고 누워있고, 아예 자기도 하는 ‘모임의 모양과 쉬는 방법’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이 모양 저 모양의 모습을 얼핏 바라보기도 한다.

새들이 푸른 잔디광장에 앉아 무언가를 찾아 먹으며 세상에 처음 나온 듯 고개를 길게 빼고 사방을 두루 살피며 세상구경하는 것 같은 새를 구경하는 나처럼, 또 “다른 새는 등과 가슴근육을 이용하여 날개를 포물선 모양으로 위로 곡면을 만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연속적인 동작으로 날갯짓을 하면서 꼬리 깃털은 약간 아래로 내리며 저쪽 나무에서 날아오면서, 하늘 아래 펼쳐지는 이런 풍경 저런 풍경을 구경하며, 이쪽 나무로 날아와 꼬리 깃털과 날개를 조정하며 나무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새의 모습도 목격하고 ‘새의 멋진 가창실력’을 뽐내는 모습도 본다.

 

또는 자연은 “나의 존재를 자기에게 서슴없이 드러내며 활보하는 나를 교만하다고 나무라지도 않고, 무료로 무엇을 본다고 관람료를 내라고 말하지도 않고, 오히려 흉허물 없이 부담 없이 미소를 띠며 안내해 준다.” 그래서 나는 아무 상관없이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보행의 속도를 빠르게도 느리게도 하며 그들에게 귀찮게도 이것저것 바라보며 감각을 세우고 사색하며 걸어간다.

“어떤 새는 이런 나의 마음에 견주어 보려는지 양 날개를 수평으로 펴고, 꼬리는 직선으로 뻗고서 공중을 낮은 자세로 재빠르게 또는 느리게 비행하여,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듯 내 앞을 쓱 지나가더니 보일 듯 말 듯한 수양버들 속으로 날아가 무엇을 생각하는 듯 가만히 앉아 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존재들이 있다. 그러나 존재들끼리 서로 비슷한 점도 있지만 똑같지는 않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새는 새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나는 방법도 모양도 다르고, 우는 소리도 다르다. 나는 “다양한 종류의 새의 삶이 자연을 더 아름답게 하고, 풍성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도 “그의 성향에 따라 독자적으로 서로 추구하는 일이 다르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일이 달라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동등한 사람으로 대해주며 살아가는 것이, 다양한 인간세계의 꿈의 실현을 보게 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새와 자연과 인간은 각자 개성을 갖고 공생’하는 샘이다.

 

그리고 나는 “파란 하늘에 자기의 정체를 보일까 말까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가는 구슬픈 비행기 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이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절여오는 마음을 홀로 마음 비행기에 태우고 과거에로의 여행을 한다.” 비행기 창문 스크린에는 지난날의 추억을 실은 바람이 푸른 나뭇가지를 부드럽게 간질여 웃고 장난치며 놀았던 기억을 가져오기도 하고, 푸른 잎사귀와 마주하고 정답게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재미있게 지냈던 모습을 드러내며 지나가기도 하고, 또는 때로는 푸른 나뭇가지를 성가시게 건드려 괴롭고 슬펐던 불편한 속마음을 끄집어내며 지나가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저 멀리 하얀 조각구름이 외롭게 동쪽에서 서쪽으로 천천히 바람 따라 걸어가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그럴 때마다 ‘인생의 정체성’이란 무엇인지 생각도 해본다. 인생이란 바로 이와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높은 곳을 통쾌하게 날아가고 싶고, 때로는 어디론가 떠나서 아무 곳에나 가고 싶고, 때로는 로댕처럼 깊은 사색에 잠겨 있고도 싶지.” 그리고는 이 땅에 태어난 이유를 깨닫고, 아니면 자연스러운 삶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그 삶에 맞는 일을 수행하면서, 그것이 만족한 삶이건 아니건 간에, 또는 어떤 성인처럼 마음을 비우는 삶이건 간에, 그것을 추구하면서 내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자기도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에 바람 따라 구름처럼 저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자연이 “나와 함께 동행 하며 조용한 가운데 생각과 상상을 하게 해주어 자연이 더욱 친근감이 들고 든든한 보호자 같아, 그에게 의지하며 그에게 내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아, 이 시간 맡기는 것도 괜찮다” 싶은 생각이 든다.

 

하늘은 별과 바람과 해와 달과 구름이 서로 견제하고 협력하며 눈과 비를 만들며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창조해 보이기도 하고, 비전을 주기도 하고, 슬픔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노여움을 주기도 하며, 생활양념과도 같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로 우리의 삶에 이로운 점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의 생활에 자신의 구미에 맞는 맛을 만들어가도록 원인을 제공하며 유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 어떤 마음일까 저 혼자 제멋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들도 규칙이 있고 그 규칙대로 하늘은 외롭지 않게 살아갈 것이다. 각 개성과 특징이 있는 친구를 둬서 세상을 위해서 보람 있게 살아갈 것이다. 하늘이 주는 선물은 모두 이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선물은 동식물은 물론 인간에게 대부분 귀중하고 소중한 것들이다.

 

밤하늘에 ‘별빛’은 고향을 떠올리며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시키고, ‘달빛과 흰 구름’은 삶의 고난으로 지친 영혼들을 위로해 주는 편안한 정서를 주고, ‘태양’은 삶이 메마른 일상에 새로운 초록빛 세상으로 만들어가 활력을 주고, ‘바람’은 부드러운 감정으로 매만져 답답한 마음을 훌훌 날려주고, ‘하얀 눈’은 과거를 반성하고 회개하여 착한 마음의 하얀 세상을 꿈꾸게 한다. 이것은 오르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를 떠난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는 ‘다른 선물’이 차지할 수도 있겠다. 그 외에도 땅이나 바다나 공중에 사는 생물들의 삶에 그들에게 알맞은 선물은 따로 있을 것이다. 즉 동식물들에 영향을 주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선물을 그들에게 제공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하늘은 동식물들에게 쾌적한 넓은 공간에서 그들의 삶을 누리게 해 주고 그들의 삶이 안정된 생활을 하게 한다. 이것이 하늘이 갖고 있는 푸른 마음인 것이다. 푸른 마음 안에 해와 달과 별과 바람과 구름을 품고 있다. 이들도 각자 본질을 실현할 욕심을 갖되 탐심을 부리지 않고 운행 규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 욕심은 사욕이 아니다. 우주의 욕심이다. 하늘의 가족이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욕심이고 우주규칙인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그들이 세상에 베푼 일들을 하나하나 경험한 바로는 그들은 자기 나름의 생각을 하고 있고 그들 나름의 행동을 하고 있다.

 

즉, ‘해’는 밝은 낮과 세상에 골고루 따뜻한 에너지를 주어 생명이 생명을 보존하게 되고, ‘달’은 어두운 곳을 밝혀 밝은 세상으로 인도하여 생명이 바르게 살아가도록 하고, ‘별’은 밤하늘을 밝혀 생명의 정서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바람’은 생명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제공하고 그 외에 시원함을 주기도 한다. ‘구름’은 비를 동반하여 동식물의 삶에 영양소 공급을 한다. 이들이 이처럼 활동하는 것이 이들의 본질이며 그 본질을 실현할 때에 우리에게는 가치 있는 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과 가족처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들은 그들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주만물들에게 만나와 같은 선물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만물의 공유물이며, 만물의 이익을 위해서 그들은 존재하는 것이다. 환경오염이나 기후변화로 인하여 그들의 심성을 악하게 하지 말고, 몸을 쇠약하게 만들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이 바로 하늘이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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