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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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기억

 

 

자신만의 세상 렌즈로 그곳

일 속에 매몰되어

매일 고원지대를 오르는 꿈을 꾸면

결심은 배고 마는 거

이중나선의 소용돌이처럼

앞만 향하여 아낌없이 날다 추락하고

다시 자신을 다그쳐 날게 해 놓고

적이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삶도 일 못지않게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

그래도 그 길을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지 않니

이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적의 탐욕이었던 것이지

 

삶속에 일이 있고 일속에 삶이 있어

잠시 일탈의 기쁨도 차치하고

삶이 끝이 없는 것처럼

또 다른 일을 궁리하고

삶과 일의 경계는 있는 것이나 한 걸까

이들의 경계가 모호하여

적은 삶과 일의 무경계 속에 지향하고

그래서 빵으로 기쁨을 뜯어먹으면

적은 점점 크게 됐던 것이지

 

너도 적을 얼마나 많이 외면한 후에야 적을 모르는 척 하지 않았을까

쉼 없이 날아온 육체의 가시를 견뎌내느라

적을 다루기 힘들게 되고

닳아서 기운 등짝

손가락 틈새로 밀려오는 불안을 업고

삶의 가장자리를 짓밟고 서서

적지 않은 세월 고통의 피는 계속 흐르고 이었을 테지

 

적은 어떤 상황에도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지 않지

이미 너의 마음을 떠나 있는지도 모르지

이상異常으로 얼룩진 곳 챙기고 보듬어 주지 않는다고 잔뜩 화가 났지

그래서 몸의 어느 구석엔가 성난 고양이처럼

잔뜩 웅크리고 일어서는 것도 걷는 것도 무서워지고

마치 너와의 전쟁을 할 출정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가까이에서 그런 광경이 크게 다가오고 있지 않니

 

노을에 기대어 선 오늘의 마음

수시로 체위를 바꿔 마치

불을 머금은 악어 같은 구름

내려다 보는듯한 시선에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웠을까

내일의 노을 길이 어슴푸레해서

오늘 들어가는 마음을 곧게 세웠을 것이고

넘어지기 쉬었던 것이 아닐까

그게 눈과 마음이

욕망에 멍 들었기 때문이겠지

 

일상 속에 삶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

현재의 자리를 박차고 멀리 날아와

더 나은 삶의 길 찾아 강가에

고단한 날개 접고 머언 여로

굽어보는 철새처럼

 

이제야

무뎌진 먼 세월 안에서

한발 밖으로 나와

삶의 무게의 날개를 잠시 접으며

숨 가쁘게 달려왔던 너

겹 생각으로 인생의 중심에서 빗나가고

때로는 풍경에 기대어서는

시소의 세상이 보고 싶어지겠지

 

그러면서 바랜 몸에 부려놓은 어제의 흔적들

내일의 삶을 부추기는 꿈의 다리

아래 흘러온 습관의 강물이

멈추지 못하고 흘러가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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