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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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아! 가을 낙엽아!!                                청초 이용분(7회)

 

너는 어슴푸레

진눈개비 오락가락 하며

어설프게 춥던

어느 봄날

 

어미나무 가지에서

새 순으로 뾰족이 돋아나

연초록 여린 새 싹으로

세상에 인사를 고했다.

 

싱그러운 오월

온 산에 꽃들이 화려하게

피는 계절에

오직 연 초록색만으로 꽃들과 겨루다가

 

꽃들이

모두 떨어져 버린 어느 날

너는 드디어 어깨를 펴고

온 천지에 각가지 신록으로 빛 날수 있었다.

 

강아지도 하품을 하는 지루하던

어느 늦은 봄날

나무 속 가지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잔 나무 가지 모아다가 둥지를 틀 때

 

너는 새들의 그늘과 은신처가 되어서

깨어나는 어린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서

드디어 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한여름 무덥고 지루한 날들

매미가

나무 가지에 붙어서

긴 여름을 노래하던 날도

 

나무는 큰 보람과 자기가 있음에

이들이 노래하며

즐거이 살아 갈수 있는 거라고...

기쁨에 온 몸을 가늘게 떨었다.

 

무더위 끝에

느닷없이 밀어 닥쳐 온 태풍에

곁가지 부러지고

심하면 나무가 둥치 째 뽑혀 버려서

 

그만 삶 자체가 뒤 흔들려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 내어서

드디어 밝은 햇볕 아래

그 삶이 지탱하게 되었느니...

 

그 그늘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그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칭송할 때

나무는 이제 마음을 놓고

그 영화(榮華)가 아주 영원 할줄 만 믿었다.

 

그러나

이제 가을바람

선들선들 불어 오더니

 

만산이 가지각색

예쁜 단풍 색으로 물이 드니

그도 시절 따라 옷색을 바꾸고

 

어느 비 오고

바람 불던 날

어미 나무에게

이별을 고하고

 

힘없이 땅에 떨어진

낙엽이 되어

어미나무 아래에 누워서 ...

 

너무나 고운 색 노란색,

오렌지 색 갈색

차츰 물들어 가는

붉은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처량한 듯 비쳐 주는

가을 햇볕 아래 누워

지난 날들을 반추 해 본다

 

아 !

나의 지난날들은 아름다웠었던가 ?

행복하기도 했었던가 ?

조그만 기쁨으로라도 충만 했었는가 ...

보람차기도 했었던가? 하고

 

님 들이여 !! 

제발 부탁 하노니

가을 꽃들만 드려다 보지 말고

이렇게 예쁜 색으로 변신을 했건만

 

이제는 한낱 낙엽이 되어...

휘몰아치는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며

길 위에서 나 뒹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마지막 사랑을 보내 달라는 듯...

애절한 몸짓 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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