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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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7 15:03

"와~~~ 붓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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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정치인이었지만 지금은 故人이 되었기에

부담없이 올림니다.  -홍경삼-

 

         "와~~~ 붓노!"

 

2017년 4월 23일.

1964년 대학 4학년 봄 어느 날

광화문 버스 정류장에서 해병대를 제대하고 막 복학한 홍사덕이 반갑다며 닦아온다.
반가운 얼굴이라기보다는 총명할 눈빛이 아니고 근심이 살짝 비친다.

"니~ 술을 잘못하는 것 알지만 한 잔 꼭 해야겠다."
시민회관 옆 골목 선술집으로 들어갔다.

대낮이라 사람도 없어 남자 주인이 반긴다.
사덕이와 단둘이서 식사를 한 적도 없기에 막걸리 주전자를 앞에 둔 것이 어색하다.

평소 친구들과 말을 많이 하던 이 친구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도 가만히 있다.
속으로 무슨 일이 있구나. 사덕이 같지 않았기에 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한마디 "와~~~ 붓노!!!" (왜~~ 붙어!) 신경질이 아니고 그냥 불만이다.
붙다니, 무엇이 아니면, 누가 어디에 붙었단 말인가?
눈치를 살피며 나도 잘 못 마시지만 막걸리 잔을 기울였다.

"이~ 누무 자식~ 고대에 떨걱 붓튼기라?"
"누가?"
"내 동생 마리다.!" (내 동생 말이다.)

사덕이하고는 고일, 이학년을 같은 반을 했지만 그렇게 가난하게 자랐는지 몰랐다.
항상 해피한 얼굴에 유모가 넘치고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어렴풋이 짐작은 했었다. 일학년 담임선생님이 친구 집에 함께 살게 해주었다는 것으로...
 
언젠가 사덕이가 자신의 과거사를 언급한 글에 영주중학 졸업하고 사대부고 응시하고저
 
1,500환을 지참하고 중앙선을 타고 서울로 오는 도중에 소매치기를 당하여 900환만 남았단다.
 
당시 15세로 서울은 초행길이였다.
 
그것도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서 분산해서 이 주머니 저 주머니에 넣은 효과였다.

조성철이 고 2 여름방학 때 무전 여행하며 영주 사덕이를 찾아가니 아버지를 돕느라
그 더운 날 세탁소에서 다름질 하고 있더란다.
 
다른 친구들은 여름 방학이라 신나게 놀 때!

대학도 같은 외교과에 다녔지만 다른 친구들처럼 가정교사한다는 말도 못 들었고
어떻게 학비를 내고 다녔는지 항상 궁금했었다.

지금 자기도 복학해서 학비 조달이 문제인 상황에서 동생이 고향 영주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올라와 고려대학 상과 입학시험에 붙은 것이다.
당연히 형으로써 책임지고 학비며 뒷바라지를 해야 할 덴데 앞길이 막막한 모양이다.

축하하고 기뻐야 할 입장에 이 무슨 가슴 아픈 현실인가?
내가 처해 있는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아픔을 사덕이는 잉태하고 있구나.
이런 가슴 아팠던 시절이 그 후 사덕이 사회활동에 밑거름이 되었으리라.

흔히 우리가 자주 말하는 "이 또한 지나가리다." 처럼 동생은 고대를 졸업하고
현대계열 상사에서 상무로 은퇴를 한다.

사덕이 하면 먼저 "와~~~ 붓노!!!"하던 그 음성이 맴돈다.
"사덕이, 니~ 와~~~ 벌써 갓노???"

2020년 6월 17일 상항에서 친구 경삼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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