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과 실의 인연
신현숙
눈도 코도 없이
귀 하나 열고 있는 당신
그 작은 귀 속에 나 들어 가면
바람의 노래가 들린다고
웃는 당신
당신의 귀에 꿰어
어두운 길 따라가 보면
어느 신의 솜씨를 훔쳐 오는지
장미꽃 수 놓아지고
해진 바짓단 이어지며
사르르 하루를 건너
내 삶의 디딤돌이 되는
당신
세월 갈수록
꿰고 잇던 눈 흐려지고
손 떨려 귀 하나 뚫지 못해
자주 당신을 놓치지만
돌고 돌아 만나게
될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