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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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Covid -19 / 신현숙

 

좀비 세계가 계시를 보내고 있습니다

 

독사의 침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그의 분노는

지구 사람들의 급소를 천천히 찌르며

오래 된 이빨로 오래오래 물어 뜯고 있습니다

 

어느 몹쓸 짐승의 입천장에서 나왔다 하기에는 둥글둥글하고

밝은 홍조를 띄운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굳게 입 닫고 전신에 꽃 같은 칼 세우며

끈끈하고 끈끈하게 돌연변이를 거듭하면서

사람들의 호흡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겨우내내 굶주린 사자 새끼처럼

그는 자신의 욕망을 동서남북 공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

지상으로 왈칵 쏟아냅니다

 

점잖은 척, 고장 난 삶의 온갖 잡소리 끌어 안고

보이지 않는 씨앗들을 끌어 당기며

잠자고 있는 바람들을 흔들어 깨웁니다

 

허공은 시끄럽고

나무들이 흔들리고

꽃이 피기도 전에

풀잎들은 흩어집니다

 

과거를 어떻게 지냈는지 알 길 없는 정체 불명의 그는

잠이 없는 연인들의 흉곽 터널을 개똥벌레처럼 날아 다닙니다

복제를 한없이 하고 변장술이 뛰어나 사람들은 깜박 속을 때가 많습니다

 

언제 이 상황이 끝날지 알 수 없는 하루,

마스크는 마스크를 붙들고

침묵이 침묵을 굳게 맞잡고

막힌 입과 코는 쓰라림을 달래며 하루를 버팁니다

 

병상 하나 갖지 못하고 독방에 누워 있는 자들

불에 타 죽는 수 천의 모기 떼처럼 사방에서 죽어 가고 있습니다

알코올 냄새 왁자한 영안실에서도

그는 살아 남아

밤새 우는 울음을 먹고

잡신 들린 것처럼 점점 자라고 있습니다

지구인들이 애원하듯 살려 달라

울부짖는 울음소리마저

그는 혀 끝에 붙은 이파리처럼 뱉어 냅니다

 

풀이 죽은 마스크는

멀리서 울리는 메아리처럼 긴 터널 속 어둠을 바라 볼 뿐입니다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지구인들은 

핵 폭탄보다 더 할지도 모른다는 그의 위력에 떨고 있습니다

더욱 더 진화하여 뿔 같은 돌기 모양에 날개가 달리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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