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신현숙
할머니의 죽음
거미줄에 걸어 놓고는
딸 아들 올까
기다리는
벌과 나비마저
떠난 지 오래 울타리 넘는
담쟁이 뿌리마다 엉켜 붙은
옛 이야기
달팽이는 알까
이 빠진 것처럼
덜컹대는 대문
주름 깊은 그림자조차
메워지지 않는
마당
눈시울 붉은 누렁이
허리 굽은 햇살 아래
쪼그리고 앉아 꼬리 흔들며
지팡이 짚고 오는
할머니
기다리는
빈집
신현숙
할머니의 죽음
거미줄에 걸어 놓고는
딸 아들 올까
기다리는
벌과 나비마저
떠난 지 오래 울타리 넘는
담쟁이 뿌리마다 엉켜 붙은
옛 이야기
달팽이는 알까
이 빠진 것처럼
덜컹대는 대문
주름 깊은 그림자조차
메워지지 않는
마당
눈시울 붉은 누렁이
허리 굽은 햇살 아래
쪼그리고 앉아 꼬리 흔들며
지팡이 짚고 오는
할머니
기다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