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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외 전원주택들을 돌아보면서

 

                                                                                                                                            구 자 문 

포항시는 1995년에 영일군과 합쳐지기 이전에는 현재 면적의 4.5% 쯤 되는 작은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서울시의 1.8배가 될 정도로 넓은 면적을 지니고 있다. 인구도 35만명에서 52만명으로 늘어났다. 25년 이상 지난 지금도 인구는 그대로이다. 도농통합시가 됨으로 인해 포항시의 위상이 높아지고 다양한 사업들이 넓은 지역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 포항KTX역, 영일만항 및 배후단지, 한동대가 대표적으로 과거 흥해읍에 자리잡고 있으며, 구룡포의 근대화거리, 영일만항 배후 산업단지, 구룡포 인근 불루밸리 산업단지 등도 역시 교외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며칠전 지인들을 따라 흥해들 인근에 세워진 주택단지 몇 곳을 답사한 적이 있다. 어떤 곳은 십여개 집들이 타운을 이루어 동일한 형태로 지어지고 있고, 어떤 곳은 이미 몇 채가 줄지어 지어져 이미 사람들이 살고 있기도 했다. 타운을 이룬 것들은 건축업자들이 지어 분양하는 것들인데 대개 철근콘크리트 2층 건물들이고 평수도 꽤 큰 것 같다. 이미 사람들이 입주해 있는 몇 채들은 대개 각자 건설한 것들이라서 건물의 크기와 양식이 모두 다르다. 대개 건축잡지에서나 볼 듯한 멋진 모습들이 많고 평면디자인이나 단열면에서도 우수해졌다고 본다. 하지만 들이 넓은 만큼 전면에 개천이 있기도 하나 뒤편에 산이나 언덕이 없어 바람이 이외로 거센 곳이 많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한 지인이 소유하고 있는 1,000평 정도의 구릉에 위치한 대지였다. 장차 이곳을 200평씩 분할하여 전원주택을 지어 살려고 계획 중이라는데, 뒤편으로는 낮으막한 구릉에 큰 키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앞으로는 2미터 절벽 아래로 조그만 자연 도랑이 흐르고 있었는데, 남쪽으로 전망이 탁 트였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작은 규모나마 전통적인 풍수지리에 그런대로 들어맞는 장소인 것 같아 보인다. 분명 뒤편의 구릉이 북쪽으로부터의 찬 바람을 막아줄 것이며, 남으로는 전망이 크게 트여 있다. 더구나 앞면에는 작은 규모나마 물 흐르는 개울이 있다. 이곳에 집을 지으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운치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어떠한 형태의 집을 지을 것이며, 앞뒤 마당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필자도 미국 대도시의 교외지역 같이 산야 아름다운 곳에 앞뒤 마당 있는 단독주택을 꿈꾸고 있었다. 앞뜰에는 키가 2~3미터 안팎의 분재형 소나무도 심지만 석류나무, 동백나무, 단풍나무 등을 심고 장미, 수선화 등도 심어서 운치있게 가꾸고 뒤뜰에는 감나무, 큰키 소나무 등을 심고 싶다. 물론 텃밭에는 배추, 상추, 고추를 심고, 포도나무나 키위나무도 심고 싶다. 하지만 이는 꿈일 뿐이고 도심의 아파트에 안락하게 살면서 베란다에 몇 가지 화초만으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정말 용감하게 이러한 전원으로 뛰쳐갈 수 있을까? 풍수지리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장소선택과 대지의 크기와 집과 정원을 꾸미기에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우선 돈도 필요하고, 살던 동네를 떠나야하지만, 이사 가는게 쉽지도 않으니 문제이다.

 

필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분석에 익숙한 과학도로서, 전통문화보전의 중요함을 잘 알고는 있지만, 미신 내지 터부를 잘 믿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풍수지리라는 것이 현대인의 시각으로 볼 때도, 대부분의 지침들이 과학적인 입지선정 요소들과 잘 부합되는 것 같기도 하나, 인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서 모두를 진실이라고 혹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현대사회는 과거사회와는 달리 아주 다양한 요소들이, 아주 복잡하게 엮어짐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복합적인 사회가 되어 있기에, 가족을 이루고 살아갈 집이며 동네를 결정한다는게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이다. 아주 많은 요소들을 감안하고 우선순위를 정함 속에, 혹은 서로 비교분석함 속에 결정되는 것이다.

 

요즈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 좀 뜸한 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주택건설이 끊이지는 않고 있다. 어떤 이들은 도심의 아파트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교외에 전원주택 내지 테라스하우스를 짓고 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곳에서 자연과 벗하며 과일나무와 채소를 가꾸며 사는 것은 어쩌면 많은 이들이 어릴 때부터 꿈꾸던 생활이라고 본다. 더구나 이곳은 공기가 매우 맑은 곳이다. 도심에서도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도시차원에서는 지속가능한 개발, 혹은 환경친화개발 패러다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이 넓은 국토를 가지지 못해서 이 같은 저밀도의 단독주택들을 교외지역에 많이 짓는다는 것은 자연환경 파괴가 심각할 수 있고 인프라구축에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것이다. 각자 개인의 재산에 대한 권리는 중요한 것이고,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킴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할 것이니 각 지자체들은 항상 개발이냐 보전이냐, 혹은 어느 정도의 개발을 허용할 것이냐로 고민하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여러 차원의 해석과 복합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도시영역이 넓다 해서 확산이 능사는 아닌 시절인데, 이 도시도 도농통합 이후에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확산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적당한 수준에서 교외개발이 허용되어야 함도 당연한 일이라서 도시행정이라는게 참 힘든 일이구나 다시금 느끼고 있다.

 

2021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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