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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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캠퍼쓰의 새 둥지 



5/14/11 (토)  



병한 (17 회l)과 택씨를 타고 서울대 관악산 캠퍼쓰로 향했다.
선농 축전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놓치기 싫어서 늘 일찌감치 나가자고 벼르건만
번번히 늦어져서 이번에도 택씨를 탔다.
언니 (11회)는 따로,  필한 (19회)도 혼자 인천에서 올것이다.



날짜를 한 열흘 앞 당긴 때문인가?
맑은 날씨에 가끔 선선한 바람으로 예전처럼 덥지않아 아주 좋다. 



우리 13회 자리에는 벌써 친구들이 하나 가득 모여있다가 반갑게 맞아준다.


  꼭 2년만에 보는데 매일 보는 사람들 같다.
아무래도 Internet 덕분인가 보다.
흐르는 시간이 대수랴.
우리는 이렇게 언제 만나도 늘 보는 사람들 같이 살것이다.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저 아래 운동장에서는 친구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여기 남은 사람들은 허리 아프고, 다리 아프고...
그런 이유로 빠지는 사람들. 그 숫자가 점점 늘어간다.
서로들 자세한 이야긴 안해도 그냥 눈빛으로 알아챈다.


오늘의 유니폼, 오렌지색과 곤색이 들어간 웃도리와 모자를
받아서 입고간 옷위에 그냥 껴입었다.
끝까지 해낼 자신은 없지만 이런 기회가 너무 귀하니까
맨손 체조라도 할겸 우선 운동장으로 내려갔다.


  맨 뒷줄에 서서 따라 해보는데 왼쪽, 오른쪽도
분간 못하는 나의 motor coordination 은 여전하다.
아니,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더욱 나빠질 뿐이다.
그래도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여 보는것은 기분이 상쾌하고, 재미난다.
이리저리 억망으로 따라하면서 깔깔댔다.

"샤방, 샤방..." 
내짝이 된 남학생은 모자를 깊게 쓴 모르는 사람, 서로 마주 보고
"죽여줘요.... " 하면서 총을 쏘라는데 면구스러워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수가 없다.
몇번이고 총 쏘는 순서가 돌아올때마다 그냥 어색하다.




방향이 영 틀려서... 일부러 체육과 선생님, 김정자 뒤에 바싹 서서 열심히 따라하건만 기본도 안되어있다.

김무일씨, 뒤에서보니 무지 잘하시던데 나중에 심판석에 앉게되었으니 13회 댄쓰할 인재 하나 잃어 애석했다.

차라리 나 같은 몸치가 심판하고, 김무일씨는 나가서 댄쓰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문혜자씨 새색씨처럼 얌전하시고,  뭐니뭐니해도 전영완이 남버 원 !!!  



혼자 뭘 하는건지 싱글벙글.  늘 이 모양이니 나는 체육 시간이 영 자신없었다. 




새둥지 두개 



청명한 하늘엔 늦은 봄기운이 만연하고 저 높이 새둥지가 정답다.


 마치 고교 졸업하고 막 대학 입학하던 해의 봄날 같다. 
갑자기 눈앞에 자유로운 세상이 열렸지만 이것저것 고민도 많던 시절,
그러나 오늘처럼 화창하고 더없이 아름답던 날들이였다.
그 학교가 저쪽 캠퍼쓰에 있건만 이제는 찾아갈 수도 없다.
어느새 늙어져서 다들 떠나 버렸으니까.

주먹밥, 작은 인절미, 모찌, 이나리 스시등, 내가 좋아하는 도시락이 나왔다.
수건도 주고, 양말도 주고, 또 과자도 주고, 빵도 주고...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아본것이 언제 쯤이였나?
다 챙겨 넣는데 커다란 가방을 가져온것이 참 다행이다.





시커먼 썬 글라스에 모자를 쓰니까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다. 

참다못해 옆에 앉은 사람에게 "너 누구니?" 하고 물었더니 "나, 정신이야." 하며 안경을 벗는다.

아~ 그렇구나.  한정신~  ㅎㅎㅎ 

오랫만에 보는 박초미, 이경희와 함께 길에 서서 초 스피드 藥大 동창회를 했다. 

그간의 소식을 전해 듣는데
약대 여자 동창 하나가 이년전에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다.


우리 아이들 어릴때 데리고 서울 오면 같이 만나던 친구다.




동화책에서 처럼 이러구 저러구 잘 살다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그냥 이렇게 죽는다는 그런 이야기...
기를 써서 경기여고를 나오고 서울대를 나오면 뭣하나?
참으로 산다는것이 허무하다.  대학교 여자 동창만도 벌써 두사람이나 우리 곁을 떠나 버렸다.



길에서 떠들고있다가 지나가는 언니를 만났다.
그러나 11회에 가서 선배님들 모두에게 인사를 할 용기는 없다.
그냥 먼 발치로 바라보았다.
필한이는 세번이나 나를 찾아 왔다는데도 만나지 못했다.
전화나 빨리 해주어야겠다.






 



오늘은 우리 양옆 12회도, 또 14회도 거의 사람들이 없고
30회 이하 저 아래 젊은 후배들 자리는 아예 텅텅 비었다.
해가 갈수록 참가율이 저조해지니 얼마안가서 이 선농 축제도 없어질것 같단다. 
우리가 이제부터 "뒷방 늙은이" 노릇을 몽땅 맡아할 망정 이런 모임이 없어진다는건
참으로 섭섭한 일이다.


점심후 장기 자랑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준비가 너무 없어 한 두시간 연습으로 나가느냐, 마느냐 말도 많았단다.
그러나 오늘 전체 푸로그램은 총 대 여섯개로 너무 초라해서 우리가 나가기를 잘했다.


 친구들은 연습때 보다도 더 잘해서 이등상을 탔고,
다들 우리 13회가 연습깨나 한줄 알았단다.

준비해온 금술로 후배들, 나오는 기(期) 마다 인심써서 푸짐한 응원도 해주었다.




 졸업 50주년을 맞아 우리는 115명이라는 대거 참석에 멋진 유니폼까지
갖추어 입고 13회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렇게 노글노글 귀엽게 재롱떠는 사람들이 70대의 선배들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사회자의 말.  동감이다.
 우리들 모두 자신이 어느새 70대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당혹(當惑) 하고 있다.


무엇엔가 그냥 등 떠밀려 여기까지 온것이다.







모처럼 내가 찍은 50주년 기념행사  사진


 


선농 합창단  (윤상렬 교수와 병한이 밖엔 아무도 못알아 보겠다.)



다 끝난후 부지런히 화장실로 가서 차례를 기다리고 섰는데 교가가 울려 나오기 시작한다.
그럴줄 알았으면 조금 기다릴껄 그랬다.
빨리 운동장 앞으로 나가서 노래에 참여했다.




"무궁한 산하 정기 받아 들고서 
 성동에 자리 잡은 배움의 전당
 기리자, 기리리라, 우리 부고 기리리라..."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젖어왔다.
I can't help it.  모든것이 그냥 서글프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는데 김경자가  LA에서 오신 동문, 전찬수씨의 차를 타자고 했다.


  초미와 나, 모두 네명이 타긴 탔으나 모두 미국 사람들이니 길을 알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사람 하나 붙잡아 왔어야하는건데 잘못했다.
이리 왔다가 저리 갔다가, 미국식으로 집을 찾아 보는데 건물 하나에 크고 작은 간판은 많고, 참 어렵다.
경자의 LA 식 이론, 추리력으로 한참 헤메다가 간신히 식당을 찾았다.







어리석게도 나는 아까 모든 사람들이 운동장에 있던것만 기억하고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하는줄 알았다.
웬걸, 다들 날라 왔는지 식당은 벌써 13회 친구들로 초만원,
우리가 맨 꽁찌로 간신히 도착했다.



아무데나 얼른 끼어앉아서
"빨리 묵 더 주세요.  빈대떡 더 주세요."
부탁했으나 써비쓰는 느리고 반찬은 나오지 않아 대강 먹었다.
나갈때 보니 이 상, 저 상에 손도 안댄 빈대떡과 묵이 그대로 있다.
아이구 아까워라.


식사후, 오랫만의 노래방이 재미있었다.
김복자가 송민도의 "나혼자만의 사랑"을 부르니 나도 얼른
"청실홍실"을 부탁했다.
우리 사대부중때 나온 이런 silly song들이 지금은 부르기도 쉽고,
옛 생각도 나고, 너무 좋다.  





저녁 식사  ( Some Photos Courtesy of J.M. C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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