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이일희
내려놓고 내려놓고
백팔 번 내려놓고
마음을 내려놓고
하늘을 우러르니
두둥실 흰 구름 가네
그 속에 내가 있네.
어찌 하오리이까
이일희
아버지 흘리신 피가
가슴을 울립니다
거머리가 빨던 피가
승화된 학자금이
한 평생
날 키워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인자하신 눈매속에
아픈 속내 다 감추고
자식을 키워내신
그 정을 못 잊어서
하 세월 지난 뒤에도
눈 시울이 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