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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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花無 十日紅 이라던가.

      탄천가에 심겨진 활련 꽃이 여름 내내 각가지 색으로
      곱게 피어나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 꽃이 이제는 다 져서 씨앗을 맺을 때가 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꽃밭을 찾아 가보기로 했다.

      어쩌다가 늦게 핀 한 두송이를 제외하고는
      이미 꽃은 다 시들어서 넝쿨도 시들고
      잎사귀도 말라붙어서 황량하기조차 하다.

      한창때 그 아름다웠던 자태들은 오간데 없고
      앙상한 가지에 매 말라 붙은 잎사귀....

      花無 十日紅 이라던가....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것은 權力의 무상함에 비유 되기도 한다.

      꽃송이마다 씨앗이 영글었을 텐데 씨앗을 줏으려고 꽃밭을
      드려다 보니 사람들이 벌써 거두어 갔는지
      떨어진 씨들이 별로 없다.

      다른 때 같으면 조금 시들은 꽃을 벌써 파내어 버리고
      市에서 다른 꽃을 잽싸게 심었을 터이지만
      이번은 느긋하게 씨앗이 영글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하기야 내년에 어디선가 씨앗을 또 구하려면 돈도 들고
      옳은 씨앗을 구하기도 힘들터이니까 참으로 잘하는 일이다.
      나는 감자를 모두 캐어 간 자리에서 잔챙이 찌꺼기 감자 줍듯
      몇 개의 씨를 주웠다.

      물에 씻어 건져 놓은 흰 콩처럼 한쪽으로 찌그러지고 쭈글쭈글한
      껍질은 아주 부드럽다. 이번 장맛 비에 축축하게 젖어서 좀 있으면
      다시 새싹이 돋아 나올 것만 같은 기세다.
      씨앗은 볼품은 없는데 그 꽃의 색조와 이파리는 가히 환상적이다.

      내년에 어디엔가 꽃밭에 심어서 그 화려함을 다시 감상해야지 하고
      나는 그 씨앗을 신문지를 깔고 소중하게 말리고 있다.

      어느 해 여름이던가 한국음식점 울타리에 곱게 핀 접씨꽃의 씨앗을
      받어다가 우리가 사는 아파트 뒤 탄천 堤坊에 심었었는데
      해마다 여름이면 꽃자주색과 하얀 접시꽃이 어울려 곱게 피어나
      오가는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그를 보는 내 마음도 너무나 행복하다.

      이들은 누가 이 꽃을 심어 놓았는지 알길이 없을 것이다.

      접씨꽃 씨는 5~6mm 정도 크기의 납작한게 마치 비행 접시처럼 생겼는데
      씨앗으로도 번식하지만 그 뿌리는 宿根草로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오래오래 몇년 동안을 살아서 꽃이 피는 아주 생존력이 강한 식물이다.

      이맘때쯤 씨가 영글었는데 올해 심어서 싹이 돋아나고 줄기가 묵어야
      바로 내년에 꽃을 볼수가 있다.

      아파트에 살다보니 모든게 제한적이라 삭막하기 조차하다.
      화분의 꽃은 그 화분이 바로 그 꽃의 묘지라고
      누군가가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마을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버리는 10센티 깊이의 스티로폼 상자에
      흙을 담은후 키가 커져서 구부러지고 멋이 없어진 제라늄과
      무성해지고 엉클어진 베코니아 꽃줄기를 짤라서 45도 각도로 삽목을 하고
      매일 매일 물을 충분히 주고 한달 쯤 되니 잔뿌리가 돋아서
      어엿한 한 그루의 꽃나무들이 되었다.

      수국도 잘 되고 선인장 류도 꺾어 심어도 잘사는 식물이다.
      단 선인장은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썩어 버리니 물을 조금 주어야 한다.

      그 사이 뿌리가 돋았나 하고 살그머니 뽑아서 드려다 보기도 하는 관심이
      흥미 유발과 작은 기쁨이 전원생활을 맛보게 하는것 같은 취미생활이다.

      다 핀꽃을 돈을 주고 펏떡 갖다 놓고 보는것도 좋기는 하지만
      자그마한 인내와 노력이 주는 잔잔하고 작은 기쁨도
      우리 인생살이를 은근하고 알차게 하는것 같다.

      여러분도 관심이 있으시면 한번쯤 시도 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05년 7월 8일 Skylar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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