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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포스트 팬데믹 경제사회 이야기

 

구 자 문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한동안 국제적인 원자재 및 상품 공급체인이 끊어지거나 약화되고, 이로 인한 물가상승이 계속되고,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이 극복되어 국내외 여행이 재개되는 듯 보이지만, 아직은 그 이전수준에 이르지도 못하고, 높은 이자율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아직 크게 위축되어 있다.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음식, 생필품 등의 가격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미국에서 더 높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한 경제파국을 막기 위해 미국 연준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를 진정시키면서 고용시장 안정 및 소비지출 유지를 통해 소프트 랜딩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는 정부의 큰 시나리오와는 관계없이 심각하고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오피스 공실률이 30% 혹은 그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이는 코로나 팬데믹과 경기침체가 가장 큰 이유라고 보지만, 재택근무의 확장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자동차 구매, 연료비 소모, 오피스 렌트 등 비싼 돈 들이고 교통체증에 1~2시간 이상 차를 타고 출퇴근하기 보다는 집에서 인터넷 등을 활용해 일을 하는 것이다. 직장인들도 일주일에 1~2일 혹은 그 이상을 집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물품이며 서비스 비용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식당에 가더라도 과거와 달리 가격이 크게 비싸졌는데, 이번에 한인타운 한 식당에서 점심으로 먹은 민어 매운탕이 $32.00+10% 세금이었고, 그제 동네 한 식당에서 먹은 조기구이가 $23.50+10% 세금이고 순두부백반이 $16.90 +10% 세금이었다. 물론 여기에 15% 정도의 팁이 가산된다. 한국도 피자가격이 3~4만원 한다고 들었는데, 여기서도 딜럭스 피자가 $30~40하고 있고, 고급 아닌 보통 스시집에 가게 되어도 1인분이 최소 $30은 넘는다. 아무튼 음식가격이 3년전 보다 30~40% 정도는 오른 것 같다.

 

우리 집 작은 방의 작은 알루미늄 창틀 손잡이가 부러져서 1년전 서비스를 요청했더나 부품도 없고 새창을 주문해도 언제 될지 모르니 지금은 고치지 않는게 좋다는 권고를 한 단골 회사로부터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전화를 하니 주문제작이 1달 정도 걸리는데 비용이 $650이라고 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2배에 이르는 가격이다.

 

며칠 전에는 낮시간에 1시간 30분 거리의 오랜지카운티 얼바인인근 레이크 포리스트에 갔었다. ‘후리웨이 5’에서 내려 잠시 목이나 축이려고 널따란 상가 몰로 들어 갔는데,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이곳에는 전에도 갔던 씨즐러, 데니스 등 음식점도 있고, 중국음식이나 한국음식점도 있고, 카페도 있고 전자제품상가나 그로서리도 있다.

 

그런데 이때 한국 브랜드 파리바케트간판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반가워 그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니 새로 개장된 듯 건물 안이 넓고 앉을 자리도 많았다. 점원은 3명인데 모두 백인계 미국인들이고 거기 온 고객들도 백인 위주의 청장년층이었다. 가끔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아버지나 엄마들도 있었다. 미국인들은 한국인들보다 빵이며 케이크를 더 좋아한다. 우리도 원래 목적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티 톨 사이즈를 시키고 빵을 몇 개 고르다 보니 좀 많이 골랐는데, 보통 개당 $3.50~4.50 정도였다. 필자가 포항 아파트 입구 파리바케트에서 가끔 사 먹는 샌드위치가 6,500원 정도인데, 이곳에서는 $10였다.

 

잠시 찬 드링크 한잔 한다는게 한 20여분 머물며 이곳 저곳을 살펴 보았다. 아마 미국인들은 파리바케트가 한국 브랜드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전통적인 빵 매니아들이야 어떤 평가를 할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빵도 맛있고 매장이 깨끗하고 좀 고급스럽기도 하니 찾아오는 것 같다. 미국의 스타벅스도 매장 나름이기는 하지만 알려진 브랜드에 비해 카페로서의 분위기는 별로라서 그냥 시켜 가는 이들이 많은데, 한국의 스타벅스는 미국과 다르게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했다는 것이 아닌가? 이곳 오렌지운티의 중산층들이 분명 어느 정도 고급화되어 보이는 이 파리바케트를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도 어쩌다 보니 좀 여러 개를 골라서 $40을 쓰게 되고 남은 것은 박스에 넣어 집에 가져오게 되었다.

 

이곳에서나 저곳에서나 우리 한국인의 자녀 교육열은 알아주어야 한다. 오렌지카운티 얼바인이며 레이크 포리스트에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은데, 자녀 때문에 이곳에 집을 사서 아이들을 유학시키는 부모들이 꽤 된다고 들었다. 미국에서는 학군에 따라 학교의 평도 다르고 교육의 질이 다르기로 유명한데, 예나 제나 주택가격이 비싼 곳은 학군이 좋아 공립초중고가 우수한 곳이다. 미국에서는 학교 교육이 중심이 되고 사설학원 다니는 학생들이 많지 않은데, 한국인, 중국인, 아르메니아인 등은 아이들을 SAT학원 등에 보내며 좋은 대학 보내려 애쓰는 게 좀 진풍경이기는 하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수업이 크게 성행했는데, 미국 중학생들의 성적이 지난 50년래 가장 크게 하락했고, 아직 전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2023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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