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옷가게 거울처럼

조회 수 845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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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가게 거울처럼

제가 요즘 바쁘게 지내고 있으니까 세상 사람들이 모두 바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파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파랗게 보이듯이 '빠쁜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옛말에 `상전의 배가 부르면 하인들은 배 곯는다`고 하는 말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며칠 전 동네 할인 백화점에서 세일을 한다기에 겨울 양복을 사러 갔습니다. 겨울이 중턱을 넘어서면 어느새 겨울 옷들은 재고 취급을 받기 시작합니다. 겨울 양복을 반값에 팔고 있더라구요. 얇은 줄무늬가 있는 감(紺)색 양복을 골라 입고 거울 앞에 서보니 거울 속에 정말 멋진 신사가 보였습니다. 거울 속에서 새 양복을 입은 제 모습을 보니 다리가 길쭉한 것이 제법 훤칠하게 보였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늘씬하고 훨칠하게 보이는지 거울의 비밀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 그 양복을 샀습니다.

옷가게의 전신 거울은 좁고 길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거울을 비쳐보는 사람은 자신이 날씬하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리고 옷가게 전신 거울은 벽거울과는 달리 조금 눕혀져 있습니다. 그런 탓에 다리는 거울에서 가깝고 얼굴은 거울에서 멀게 비치게 됩니다. 원근법이라는 것 아시죠? 거울 속에서도 가까운데 있는 것은 크게 보이고 먼데 있는 것은 작게 보입니다. 결국 옷가게 전신 거울에 비쳐 보면 누구나 다리는 길게 보이고 얼굴은 작게 보입니다. 저는 그런 사실을 다 알고 있었는데도 역시 기분 좋게 양복을 사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친구와 행복을 나누어 가지려면 이 친구 저 친구 다 비추는 넓은 거울이 아니라 옷가게 거울처럼 좁은 거울같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를 행복하게 하고 싶다면 옷가게 거울처럼 비스듬하게 친구를 올려다 보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옷가게 전신 거울 같은 친구가 되고 싶다

  • 한경준31 1970.01.01 09:33
    너무 멋진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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