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윗니 없는 소

조회 수 106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윗니 없는 소

소는 윗니가 없다는 사실을 아셨어요?
정말로 세상에는 다 가진 사람은 없는 모양입니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호랑이는 뿔이 없고, 뿔이 있는 소는 윗니가 없는 것이 우연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중섭의 그림 `황소`를 보면서 왜 하필이면 이빨 빠진 합죽이 황소를 그렸을까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소의 모습을 정답게 그리려고 일부러 이빨 빠진 황소를 그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소는 원래 위턱에 앞니가 없지 뭡니까. 정년퇴직하신 후 10년이 넘게 시골 목장에서 소를 키우셨던 아버지께 여쭤보았습니다.  

`아부지, 소는 원래 앞니가 없어요?`
`그래. 아랫니가 없지.`
`아부지~, 10년 동안 소하고 사셨던 거 맞으세요? 소는 윗니가 없다고 하던데요?`
`아, 그렇던가? 가만 있자. 그래, 그렇구나. 소의 위턱에는 앞니와 송곳니가 모두 없고, 아래턱에만 8개의 이빨이 있지.`
`어금니는요?`
`어금니는 한 곳에 6개씩 모두 24개가 있어.`
`그럼 풀을 어떻게 뜯어 먹어요?`
`혀로 풀을 감아 입에 넣은 다음 어금니로 잘라 그냥 삼킨단다. 위가 네 개나 있으니까 일단 위 속에 넣어 두었다가 천천히 되새김질을 하지.`

친구는 아들 녀석이 공부를 잘 못한다고 늘 불만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머리 총명하고, 인간성 좋고, 친구 간에 의리있고, 부모님께 효도하니 더 바랄 것이 없는 젊은이었습니다. 다만 성적이 좀 부진해서 멀리 있는 지방대학을 다닌다는 것 이외에는 흠잡을 것이 없습니다. 며칠 전 만난 자리에서 소는 뿔이 있는 대신 윗니가 없고, 호랑이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는 대신 뿔이 없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무릎을 치면서 제 말에 동의했습니다.
`정말 소에 윗니가 없다구? 그래, 어쩐지. 맞아, 맞아. 아들 녀석이 이번에 군에 입대하는데 컴퓨터 운영병으로 뽑혔대잖아.`

사봉에게는 재물이라는 윗니가 없답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윗니가 없으신가요?` 

↓  불타는 노을을 배경으로 한 중섭의 `황소` 는 윗니가 없는 합죽이라서 더욱 정답습니다.


↓ 창피하게 생각할 것 없어! 입 한 번 벌려 봐!  윗니가 없으면 어때. 근사한 뿔이 있잖아.

사봉의 아침편지 신청하기

  • 불타는 느티나무 1970.01.01 09:33
    재물이라는 윗니가 있는 친구들의 대부분은 겸손이라는 윗니가 없더라구요. 다 그런 건 아니구요. 인생을 관조할 어금니는 부족한 듯.....

  1. 윗니 없는 소

    Date1970.01.01 Bysabong Views1065
    Read More
  2. 덕유산 향적봉에 올라보니.

    Date1970.01.01 Bydaisy Views793
    Read More
  3. 노인대학 시인교실

    Date1970.01.01 Bysabong Views551
    Read More
  4. 단풍 아름다운 계절에.....천불동 가을 산행

    Date1970.01.01 Byjinsoo Views778
    Read More
  5. 삼각산이라고 불러주세요

    Date1970.01.01 Bysabong Views460
    Read More
  6. *분위기있는 가을노래 연속듣기*

    Date1970.01.01 Byyoungoggi Views1028
    Read More
  7. * 잃어 버린 것의 소중함 *

    Date1970.01.01 Byyoungoggi Views425
    Read More
  8. 달개비꽃

    Date1970.01.01 Bysabong Views692
    Read More
  9. 빨간색, 분홍색의 꽃이 나 좀 살려 달라는 듯...

    Date1970.01.01 BySkylark Views829
    Read More
  10. 청계천의 산까치

    Date1970.01.01 Bysabong Views612
    Read More
  11. 노둣돌과 징검다리

    Date1970.01.01 Bysabong Views471
    Read More
  12. 또 시간이 가면 추억 이겠지

    Date1970.01.01 Byimf988 Views521
    Read More
  13. 청계천 이야기

    Date1970.01.01 Bysabong Views502
    Read More
  14. 어떤 세일즈 왕

    Date1970.01.01 Bysabong Views433
    Read More
  15. 시인, 그까이꺼

    Date1970.01.01 Bysabong Views429
    Read More
  16. *금강산에서 한라산까지*

    Date1970.01.01 Byyoungoggi Views911
    Read More
  17. 한라산의 비밀, 사라

    Date1970.01.01 Bysabong Views542
    Read More
  18. 종다리 청계천에 날라 가 보다.

    Date1970.01.01 BySkylark Views689
    Read More
  19. 관수교 난간에 기대서서

    Date1970.01.01 Bydamyee536 Views680
    Read More
  20. *누구나 한 번쯤은 시인이 된다*

    Date1970.01.01 Byyoungoggi Views46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45 Next
/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