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산행에 이어 한라산 산행을 한다니, 평소에 산행으로 갈고 닦은 몸이 아닌
나는 제대로 정상까지 산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지만, '내가 이 때가 아니면 언제
또 한라산을 올라가보랴 두발로 못 가면 네발로 기어서라도 꼭 백록담까지 올라가
보리라' 마음을 굳게 먹었다.
금강산을 다녀온 후 사흘간 아이들을 데리고 '용인 자연 수련원'에 다녀 왔는데,
아이들은 교관들이 맡아 지도하는 바람에 사흘간 잘 먹고 편히 지낸지라 수련회를
다녀오니 몸이 2킬로나 불었다.
남들은 환경이 바뀌면 못 먹고 탈이 나서 살이 빠진다는데, 내 몸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능력이 뛰어난지 여행을 다녀오면 몸무게가 꼭 는다.
2킬로 붙은 살을 이번 한라산 산행으로 뺄 수 있을까? ^*^
제주도는 77년에 신혼여행때 가 보고 92년에 학교 선생님들과 단체로 여행을 한 후
이번이 세번째 여행인 셈이다.
그동안 남편과 함께 갈 기회가 여러번 있었는데, 잘 이루어지지않아 이번 기회에
옛 추억도 되새길겸 함께 가기로 했었는데, 남편의 출장이 급하게 잡히는 바람에
나 혼자 가게 되었다.
처음엔 좀 섭섭했지만 한라산 등반을 하고 난 후에 생각하니 남편이 한라산 등반을
하지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
평소에 등산을 하지않은 남편은 금강산 등반때도 하산시에 고전을 했기에 이번
한라산 등반에 참여했더라면 많이 고생을 했으리라.
이걸 전화위복이라 해야 하나?
'제주도 날씨는 미친년 널뛰 듯 한다'는데 다행히도 우리 착한 동창들이 산행을
한다니까 날씨가 산행하기에 아주 좋았다.
있는 힘을 다해 올라 간 백록담.
백록담을 뒤덮은 안개와 구름이 걷힌 후 나타난 백록담은 동그마한 양동이크기의 물구덩이 2개.
웅장한 호수를 기대했던 나를 많이 실망시켰지만, 이 곳 제주도 사람들도 보기 힘들
다는 백록담의 얼굴을 그나마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큰 복이리라.
정상에서 승우씨가 찍어 주는 독사진을 찍고( V자를 하고 찍을 걸 후회했네~^*^)
하산하며 한라산을 감상했다.
한라산은 많은 우리나라의 산과는 달랐다.
바람이 세서인지 키가 큰 나무가 없고, 키가 작고 분재같이 예쁜 나무, 땅바닥에
겨우 붙은 키작고 예쁜 꽃, 바위에 핀 예쁜 이끼들....
마치 외국산을 보는 것 같았다
한라산의 이런 저런 경치를 감상하다 하산이 늦어졌다.
대개의 산들은 올라갈 때보다 하산 때 시간이 적게 들어 그리 걱정을 안했는데
한라산의 하산길은 어찌 그리도 먼지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산에서 일몰을 맞으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급히 하산을 하려니 아침까지 온 비에
나무계단과 돌멩이가 미끄러워 속력을 낼 수가 없었다.
만에 하나 이 산속에서 다리라도 다친다면 어쩌나하는 방정맞은 생각에 한발짝 한발짝 조심해서 걸었다.
'한라산을 결코 얕보지 마라'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금강산처럼 경사가 급한 곳은 없었지만 가도가도 끝이 없는 장시간의 산행으로 힘이 들었다.
그래도 아직 무릎은 아프지않아 다행이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까악까악 유난히도 크고 새까만 까마귀가 기분 나쁘게 울어댔다.
순간 '히치콕의 새'가 생각났다.
저 놈들 몇 마리가 나를 집중 공격하면 어쩌지?
무서움을 달래려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스틱소리도 일부러 크게 내며 노래 부르는 목소리를 더 높혔다.
이럴줄 알았으면 뒤에 있는 친구들과 같이 올걸......
다리가 안 좋은 친구들을 보살피는 집행부에게 나라도 짐을 덜어 주자고 쉬지도
않고 내려왔는데 산에 어둠이 내려오니 무서워 후회가 됐다.
발밑이 잘 보이지 않는데 뒤에서 조그만 불빛이 보였다.
난 반가워 `누구니?` 하고 물었다.
아무 대답이 없길레 뒤를 돌아다보니 아까 나무의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청년이었다.
캄캄한 산 속에서 만난 낯선 남자.
무서웠지만 말을 걸었다.
`아~ 난 우리 일행인 줄 알았네~. `
`저 뒤에 사람이 꽤 있던대요?`
`나 혼자 무서웠는데 잘 됐네요. 함께 온 일행이 있어요?`
`아니요, 혼자 왔어요. 우도랑, 외도랑 다 둘러 보려구요.`
`그래요? 우린 동창들이 산행 10주년 기념으로 한라산을 왔거든요.그런대, 험하진
않아도 되게 힘드네요.`
`그래두 대단하세요. 우리 어머닌 59살이신데, 골다공증때문에 등산은 꿈도 못 꾸세요.`
청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오는데 멀리서 불빛이 보였다.
승우씨와 필수씨가 우리 일행을 찾으러 나선 것이다.
나는 청년의 팔을 꼭 붙잡고 핸드폰의 작은 불빛에 의지하며 그래도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었다.
청년이 마치 믿음직한 아들처럼 느껴졌다.
불빛이 보이고 웅성웅성 말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 `영옥이니?`하는 소리에 눈물이 났다.
'이제 살았구나.그리고 내가 해냈구나` 나 자신이 아주 대견스러웠다.
나는 가려는 청년을 붙잡아 배낭에서 맛있는 초코릿이며 과자를 꺼내 손에 쥐어 주었다.
그리곤 몇번이나 고마웠다고 인사를 했다.
아~~~ 잊을 수 없는 한라산 등반!!!
언제 내가 또 한라산에 오를 수 있을까?
백록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감격스러웠다.
나를 백록담까지 오르게 해 준 산행집행부와 산행을 함께 한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또, 맛있는 회를 사주고, 집안의 바쁜 일을 제쳐두고 이틀간을 꼬박 우리와 함께 한
고필수 교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모다 폭싹 속았쑤다. ^*^(모두 많이 수고했다는 제주도 사투리)

백록담 정복의 의지가 새로운 억교수님.


행복해 보이는 환한 웃음이 보기 좋다.


인식씨, 정상이 얼마 안 남았대요. 기운내세요.

`저기가 백록담인가?' 항상 굳굳하고 믿음직한 우리의 선자 이모

이제는 땀이 눈으로 들어가지 않겠지. 이마에 수건을 두르니 진짜 산악인 같네~ ^*^

백록담은 안개에 젖어~~~.


야~~~ 이 나무 멋있다. 영오가 한 장 박아라~~~.


나두 나두 껴줘~~~. 사진이라면 빠질 수 없는 현의.



동굴에 핀 예쁜 이끼

바위에 핀 작고 예쁜 꽃과 풀들.

나무층계를 사이에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늘어 선 오죽.

`얘네는 무슨 사이니?` `글쎄~~~그저 말 잘 통하는 좋은 친구 사이겠지 뭐~` ^*^

마치 외국의 산같은 느낌을 주는 한라산

어둠에 젖어드는 밤바다.

중삐리 아재와 고필수 교수님. 둘다 동글동글하니 구엽네요.~~~^*^




푸짐한 엉덩이가 일품인 박교수. 오늘보니 프로필이 아주 예쁘네~.

작은 소리로 소곤대는 두 사람. 무슨 음모가 있을 것 같아~.




선상의 세 여인

요염한 두 여인 사이에서 행복해 하는 충남 박.^*^

희구에게 자랑한다구 잘 찍어 달랬는데, 흐리게 나와서 어쩌지? 그래두 미남이얘요.

선상의 멋진 남자들

와아~~~ 심상치않은 두 여인을 거느린 진수씨, 대단해요~.^*^

멋쟁이 창수씨. 창수씬 언제 늙으시려나?

마라도의 아주 작고 예쁜 초등학교 분교. 전교생이 2명이란다.(1990년 현재)
뒤에 보이는 '이창명의 자장면 시키신 분'의 자장면 집이 있는데, 맛은 좋았으나
양이 적고 값도 5000원이나 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갈 수 있나?
싱싱한 돌멍개에 쇠주 한 잔. 캬~~~ 맛 좋다.

언제나 멋쟁이인 우리 20회공주님. 어머~ 저기 뒤에서 양돌쇠가 공주님을 훔쳐보네~^*^

부딪히는 파도에 까맣게 멍이 든 바위.

억새풀 숲에서 귀여운 포즈의 임교수.


억새풀과 너무 잘 어울리는 여인 민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