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박문이 한국에 들어와 소위 한일 협약 이라는 것을 들고 외부대신 박제순에게 주면서 고종에게 전달하라고 했을때 그는 내용을 읽어 보고 아연 실색하였다
(아니 이놈들이 이제는 털도 안뽑고 나라를 들어 삼키겠다는게 아니야?) 그는 고종에게 협약안을 고종에게 갖고 들어 가는 길에 항상 마음을 터놓고 의론 상대가 되어 주는 참정대신 한규설을찾았다.
"대감 웬일이시오" "대감 큰 일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폐하께 들어 가기 전에 참 정대신인 대감도 아시어야 할것 같아서 잠간 들렸습니다.어제 이등박문이 한일 협약안 이라는 것을 주면서 상감께 전해 달라고 청하기에 읽어 보니 완전히 이 나라를 송두리채 입과 눈을 막으려는 속셈입니다 "
"무슨 내용인지 볼수가있습니까?" 박제순은 협약안을 풀어 한규설에게 보이었다 "허, 큰일 입니다 .앞으로 대한제국의 외교 활동을 왜놈들의 외무부 가 모두 맡아서 하겠다는 것인데 그러면 우리나라는 허수아비가 되는것이 아닙니까?"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전국 주요 개항장에도 저희들의 공무원들을 배치하여 외국인들이 얼씬도 못하게 하려는 속셈입니다 " "허...어찌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고..." 한규설은 한숨을 내쉬었다
박제순이 다시 말을 이었다 " 대감 , 왜놈 헌병들이 서울 장안 곳곳에 포진 하고 있으니 이놈 들을 몰아 낼수도 없고 ....." 한규설이 군부 대신을 힐난 하였다 "군부 대신 이근택은 뭐 하는놈인지 ..." "이 대감도 어찌 하겠습니까 ? 왜놈들이 대한 제국군을 무력화 시켜 놓고 있는데...." "그런데 일본 헌병 사령관 관사는 왜 뻔질나게 드나드는거요? 나라를 지켜야 할 군부대신이 놈들의 사령부에 자주 들려 무엇 하겠 다는얘기요?"
"군부 대신 이면서 군 지휘권을 상실한 사람이 해야 할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쯧쯧 대원 위대감만 살아 있었더라도....."
한규설은 화제가 엉뚱 한데로 흘렀음을 알고 "그러나 저러나 대감께서는 이러한 판국에 황제를 뵈워가지고 어찌 하시겠습니까?" 하고 박제순에게 의도를 물었다 "대감 , 일은 이미 절박합니다 , 이 조약안을 통과 시키면 우리나라의 생사가 판가름나는 중요한 시기에 와 있습니다 .지금 이 조약안을 놓고 왜놈들의 농간에 한걸음이라도 물러 선다면 이 나라의 안위를 보장 할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박대감이 하실 일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큰 일이라는 뜻입니다"" "대감, 저는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물러서는것은 단지 죽음을 의미 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그것은 대감이 외부 대신이라는 중압감 때문에 하시는 말씀아닙니까?" "결코 그것 뿐만은 아닙니다 "
박제순도 처음 협약안을 읽어 보고 자기가 어찌하여 이런 시기에 외부 대신 이라는 직책을 받아 이런 고통을 받고있나를 한탄해 보았다 나라는 온통 일본군들로 득실거리고 조정은 모여 보았자 뾰죽한 대안을 제시할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었다 .
"한대감, 문제는 우리의 정부 여러대신들이 과연 힘을 합처 일본 전권대사인 이등박문의 요구를 물리칠수 있는가 입니다." "............" 한규설도 할말이 없었다 .대신들이라는 사람들이 전혀 힘을 쓸수 없는 한낟 벼슬아치 역활 밖에 못하는 위치에들 있기 때문이었다 일본군이 전국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상태이니 내부대신이 무슨일을 마음대로 할수있는것이며 곳곳에 개항장이나 철도 광산에 이르기까지 이권이있는곳에는 일본이 차지하고 있으니 농상공부 대신이 무슨소용인가 ?. 더구나 일본의 고문 이라는자들이 들어와 국가의 재정 까지 간섭을하니 탁지부대신이 할일이 무엇이며 일본 헌병대의 눈치나 살피고 있는 군부대신이 무슨 힘이있겠는가 ? 오직 아직 까지 외국 공사들이 있음으로해서 미국이나 영국 러시아가 그동안 대외적으로 국가의 위신을 지켜왔었으나 마지막으로 남은 외교권도 박탈하여 눈과 입을 막겠다는 일본의 흉계를 두사람은 모를리 없었던 것이다 박제순은 답답한지 독백비슷히 말을이어갔다 "제가 보기에는 폐하께서도 의정부의 의견을 물어 처리 할것이 분명 할것인즉 의정부의 여러 대신들 께서 왜놈들의 흉계를 막아 내기 위하여 의지와 기개를 살려 대처 해야겠는데 과연 할수있을지 의문입니다" "..........." 한규설은 더 할 말이 없었다
대신들 이라고 뾰죽한 수가 있는가? 그동안 미국이나 영국 독일등 외국 공사들이 한국을 변호 해주었고 일본도 이들을 의식하여 자제하여 왔는데 이번에는 이마저 이를 봉쇄 하려는 마당에 일본이 어떻게 나올가는 명약관화 하였다
박제순이 다시 말을 던지었다. "대감 지금 까지 여러 대신들의 소행을 미루어 보아 이번 조약안이 상정 되었을때 막아낼 수 있을 까요?" "허....우리가 물러서면 이제는 죽음을 각오하는것과 다름없지요" "대감 , 여러 대신들이 어떻게 처신 할지 모르나 참정대신인 대감과 외부 대신인 제가 둘만이라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이등박문이 제 아무이 고집이 센들 못 막아 내겠습니까?" "그렇게 해야지요" 한규설은 힘이 빠저 있었다 . "대감 이사람은 각오 했습니다. 힘이 미치지못한다면 죽을 뿐이겠지요 .만일 이협정을 반대하면 일본이 어떻게 나올지 모릅니다 . 명성황후 시해를 하던놈들이 외부대신 하나 쯤이야 무슨짓 할지 어떻게 압니까?" 박제순의 말이 좀 않됐던지 한규설이 위로 했다 "대감 걱정 마시오 이 한규설이 있지않 습니까?" "저는 이미 집안 단속 까지해 놓았습니다 .내 유서를 조카에게 써 놓을 예정입니다 " 조약 체결 우려에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 대감 걱정 하지 마십시요 . 설혹 다른 대신들이 다른 의견을 제출 한다 하드래도 주무 대신이 끝까지 벋히고 결정시에 부결 시키면 어떤 조약이라도 성립이 될수 없는것이 아니겠습니까?좌우간 대감의 양 어깨가 무겁겠습니다 " 한규설도 결심을 굳히고 박제순을 격려하였던것이다
이튿날 어전 회의에는 모두 긴장되어 있었다 외부대신 박제순이 먼저 입을열었다 "오늘 어명에 의하여 일본 전군대사인 이등박문이 제출한 한일협약안을 놓고 가결여부를 상의 코저 하오니 의견들을 내 놓으십시요 " 이어 박제순은 협약문 5 개항을 낭독하였다 낭독하는동안 모두들 얼굴이 상기되었다 법부대신 이지용이 먼저 말을 꺼내었다
" 내용을 보니 완전히우리 외교권을 박탈하자는 내용이아 닙니까?" 학부대신 이완용이 이를 받았다. "법부대신은 그리 극단적인 말은 삼가 하십시요 일본 공사의 말을 들어 보았는데 이번 조약은 형식일 뿐 실제로는 한국을 돕기 위하고 나아가서는 동양 평화를 위해서 하는 조치 랍니다 . 제5 조에서 일본은 한국 황실의 안녕과 존엄을 지켜 준다니 다행입니다"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이 나섰다 "학부 대신께서는 누구의 말 만 믿고 그런 말씀 하십니까? 제3조를 보면 일본은 우리의 주요 개항장 마다 자기네 공무원인 이사관을 두어 영사 업무를 대신 하겠다니 우리는 그럼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내부대신 이지용이 말을 받았다 "그건 걱정 할바 않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항구와 항구를 연결하는 철도망이 부설되었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항구마다 영사 역활을 하는 공무원을 상주 시킨다한들 얼마나 오래 가겠습니까?"
이때까지 가만히 듣고있던 참정대신 한규설이 입을 열었다 "다들 부질 없는 소리요. 지금 우리나라는 독립국가요, 어찌하여 한나라의 외교권을 일본에 있는 일본 외무성 명령대로 우리가 움직인다는 말씀입니까?"
군부 대신이근택이 입을 열었다 "2 조에보면 중재 한다고 했지 명령한다는 얘기는 없지 않습니까?" 한규설이 이 말에 발끈 하였다 "군부 대신께서 그런 식으로 하니까 나라가 이 꼴이요, 정치라는 것이 꼭 군대 모양으로 명령 만한다고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않된다는거요? 중재나 명령이나 무엇이다르다는 말이오? "
이말에 이근택의 얼굴이빨개지었다 가만히 처음부터 듣 고만있던 고종이 몸이 불편 한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여러 말씀들을 잘알겠소 ,어쨋든 이 조약안은 사안이 중대하니 보류 하도록하오" 하고 내전으로 사라지었다
이날 회의는 결론없이 끝났다 일본공사관에서 하야시공사는 이 소식을 듣고 화가치밀었다 "이런 허수아비 같은자들이 입은 살아서 ....."
하야시 일본 공사는 즉각 이등박문과 헌병사령관 장곡천호도를 만났다 "의정부 대신들이 어전회에서 한일협약 승인에 대한회이가 있었나 본데 몇몇대신들이 너무 완강하게 거부하는 모양입니다 ." 장곡천호도가 "할수 없습니다 ,헌병대를 회의 장소 에 투입하여 받아 내는수 밖에 ....." 하고 말 하는것을 이등박문이 말을 끊었다
"너무 서두르지 말게 .세계 여론을 무시하면 않되니까...." 한국의 실정을 너무나 잘 알고있는 곤스케시 공사가 받아 넘기었다 "그건 백작께서 걱정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백작께서도 아시다시피 미국과 맺은 태프트 가쓰라 밀약에서도 미국이 우리행동에 대하여 묵인 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허....하야시공사는 모르는게 없구먼. ....그야 그렇기는 하지만 신중히하게" "네.저에게 맡기십시요 .몇몇 대신들만 응락을 받아 내면 조약은 일사천리로 받아낼수있습니다"
"누가 반대 강경론자요? " "참정대신 한규설이입니다 " "그 자를 먼저 조치하고 ....또" "탁지부대신 민영기와 , 법부대신 이하영, 농상공부대신 권중현등이 문제 인물 들입니다" "그자들의 마음을 돌릴수있는가?" "그자들은 현재 모두 반대하고 있지만 가능합니다" "그러면 모든일은 하야시 공사에게 맡기겠네" "예 알겠습니다"
1905년 11월 17일 새벽 같이 한강, 동작진, 마포, 서강, 양화진 등 강변외곽에 주둔 하고있던 일본병들은 모두 성내로 입성하기 시작했다 무슨일이 벌어질것이 분명하였다 . 기병 780기, 보병 3 만명, 포병 3 천명 ,어마 어마한 군대였다 .
그들은 궁성을 겹겹히 둘러싸고 있어 궁궐을 드나드는 사람들 마다 공포감을 주었다 그날 오후 2시에 일본공사 곤스케는 참정대신 한규설, 외부대신 박제순, 내부대신 이지용, 학부대신 이완용, 군부대신 이근택, 법부대신 이하영, 탁지부대신 민영기등을 일본 공사관으로 불러 들여 자기들이 내놓은 5개 조약안 승인을 요청하였다
한규설이 물론 반대하였다 곤스케는 설득과 회유를 계속하였으나 결론이나지 않았다 " 일본과 한국이 서로 잘 살자고 하는 얘기인데 거부하는 이유를 모르겠소" "무슨 얘기요 ? 우리는 이러한 조약에 서명 할수 없소" "......" 한규설의 강한 반대에 다른 대신들은 말을 뻥긋도 못하였다 그때 이완용이 나섰다 "여보시요 곤스케 공사 , 이런 중대한 일을 가지고 여기서 어쩌자는거요? 어전회의라도 열어서 결정을 해야지" 정신 없이 자기 말만 늘어 놓고있던 곤스케는그때서야 "좋소 , 황제폐하를 모시고 결정합시다" 하고 못 이기는척 하고 궁궐로 따라 나섰다
결국 모두 입궐하여 어전회의를 열었으나 역시 갑론 을박 하여 보았자 승인할수 없는 사항이었다 . 이회에 고종은 아프다는이유로 참석을 안하였다.
곤스케는 일이 잘 진행이 되지 않자 이등박문과 장곡천호도에게 연락하여 모두 입궐하도록 하였다 이등박문은 거드름을 피우며 궁내부대신 이재극을 불러 황제 알현을 요청하였다 황제는 인후염을 앓고 있다면서 이등박문을 만나주지 않았다. 이에 이등박문은 대신들이있는 회의장으로 나아가 거짓말을 했다 "황제 폐하께서 는 대신들과 상의하여 알아서 처리 하라고 명령하셨소 회의를 재소집하시오" 한규설이 "황제 페하가 않계신데 무슨 어전회의가 이루질수 있습니까 .못하겠소" 하고 거부의사를 밝히자 "아니 저자가...." 이등박문이 이번에는 조급해지었다 옆에있던 장곡천호도가 눈짓을하자 한규설에게 일본군 두명이 뛰어 들어와 팔짱을 끼고 골방에 가두었다 "이놈들아 , 조약안을 날치기 통과만 했다 보아라...." 한규설은 일본헌병에게 골방으로 끌려가며고함을 질렀다
나머지대신들은 이모양을보고 겁에 질려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대신들은 이완용을 빼고 모두가 겁에 질려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