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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0 18:54

겨울추위를 이겨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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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추위를 이겨가며  
                                                                                                                                                   구 자 문 
   한겨울이라 하더라도 그리 추위를 느끼지 않고 살아감이 요즈음 우리 대부분의 생활모습이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기온이 과거보다 많이 올라갔을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과거 어릴때, 특히 1970년대 중반 군입대후 훈련중인 필자 본인이야 1~2월 추위를 느낄겨를도 없었지만 부모님께서는 영하15도 추운 날씨가 보름이나 계속되어 걱정이 많으셨다는 이야기를 후에 들었고, 지금도 그 말씀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휴전선 인근을 빼고 서울이든 어디든 도시지역에서 영하15도로 온도가 내려가는 곳이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의 겨울날씨는 분명히 온난해진 것 같다.


   혹시 잘 지어지고 잘 시설된 집과 직장에 머물기에 그리고 대부분 차를 몰고 다니기에 추위를 못느끼는 것이 아닐까? 이말도 맞을 것이다. 1950년대는 물론이지만 1960~1970년대만 해도  대부분 한국인들은 온난방시설이 잘된 아파트 같은 곳에 살지 못했고 나무나 석탄을 때는 재래식 주거에 살았기에 아랫목이 아니라면 대부분 공간들은 냉방에 가까웠고 웃풍이 세어 방에서 얼음이 어는 경우도 많았다. 재래식부억에서 밥상차려 방으로 들고 들여오려면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밥상에서 동치미 그릇이 이리저리 미끌어지는 것을 보고 살았다. 그때 우리 어머니, 얼마나 춥게 고생하셨을까 생각해본다. 지금은 90대 후반의 고령이되셨다.     


  방한복없이 교복만 입고 무거운 책가방 들고 30여분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통학하던 그때 서울거리는 왜그리 추웠는지 모르겠다. 귀가 떨어져 나갈듯 바람이 불어도 목돌이도 없이 박박머리에 교모쓰고 호주머니는 모두 꿰매었기에 손도 넣지 못하고 걷던 그때가 생각난다. 학교에서도 난로를 제대로 때지 않아 추웠지만 집에서도 춥기는 매한가지였다. 그후 세월이 흐르고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여 대다수 국민들이 나름대로 춥지 않은 겨울을 보내게 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지금도 제대로 된 집에 살지 못하고 차도 없어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라의 발전으로 인해 같은 추위라도 춥게느껴지지 않는 겨울을 맞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몇년은 유난히도 온난한 겨울을 보낸것 같은데, 이번 겨울은 좀 추운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사람들의 마음이 움추려져서 더욱 춥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으나, 요즈음  필자가 사는 포항·경주지방도 영하 7~8도가 지속되는 때가 자주 있다. 물론 필자의 어머님과 형제자매들이 거주하는 서울은 영하 14~15도를 기록하는 때가 흔해졌다. 필자 어릴때만해도 한강이 얼어 붙어 사람들이 스케이트도 타고 얼음에 구멍뚫고 낚시하는 분들을 많이 보아d왔는데, 언제부터인가 한강이 얼지 않았다. 요즈음은 좀 추우니 어떠한지 모르겠다.  얼었다면 TV에 나올 정도의 뉴스감일텐데.


   며칠전 경주 보문단지에 이틀을 머물렀는데, 이때 기온이 무척이나 내려가서 아침기온이 영하 8도를 기록하고 있었다. 밖에 나가니 거센바람에 보문호는 거칠게 출렁이고 필자의 옷차림으로는 견디기 힘든 추위로 느껴졌다. 이날 점심후 다시 찾은 보문호는 바람이 잦아들어 평온해졌고, 기온은 그래도 영하 4~5도를 기록하는데, 중무장한 옷차림으로 호숫가 길을 걸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관광객이 줄었지만 추위를 무릅쓰고 걷는 분들이 여럿이다. 산책길가에 설치해놓은 스피커에서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길은 쓰레기 전혀 보이지 않는 깨끗함이고, 주변의 벚나무, 소나무, 대나무, 그리고 한무데기 큰키나무인 메타세콰이어가 멋지게 지어진 대형 호텔들과 어울려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아 경주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로구나.


   포항에서 경주를 가고 오는데 보통은 7번국도를 이용하는데, 이날은 몇년전 개통된 울산, 경주, 포항을 연결하는 울산-포항고속도로를 타보았다. 높고 낮은 산과 구릉사이로 그리고 터널을 뚫어 건설해놓은 이 고속도로는 주변 경치가 매우 아름답고 2km이상의 터널들이 이어지는 이색적인 곳이다. 영하 7~8도의 날씨인데 터널안은 기온이 10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곳은 과거 신라의 영토였고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졌는데, 이렇게 추운 겨울을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견디어 내었을까 궁금해진다. 포항 양덕동에 도착하니 기온이 영하1도이다. 아침온도는 영하 5~6도였다고 하는데, 사람들 말로는 포항이 경주보다 겨울기온이 몇도씩은 높다고 한다. 인접지역인데도 그러한 기온차이가 있다면 아마 도시규모·에너지발산량 차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필자가 자주 가는 몽골의 울란바타르의 현재기온이 텔레비전에 뜨는데, 낮기온 영하20도 밤기온 영하35도이다. 필자도 그곳 방문시 그 추위를 며칠씩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몽골족과 퉁그스족을 포함한 여러 시베리안 부족들은 겨울이 반년 이상 계속되는 그 추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아무리 추워도 몽골이나 시베리아 같지는 않은 것이고, 더구나 몇달후면 꽃피는 봄이니, 한국의 겨울추위는 그런대로 견딜만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2021년 1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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