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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LA까지 여행 에피소드

                                                                                                                                                                         구 자 문

연말연시 인천공항은 붐비기 마련이다. 긴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긴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다. 도심공항에서 출국수속을 하며 짐을 부치고 왔기에 인천공항에서는 홀가분하게 수속을 마치고 라운지에서 탑승시간을 기다렸다. 요즈음 우리나라 공항은 자동출입국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내국인들의 경우 출입국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비자동출입국시스템이기에 상대적으로 줄이 좀 긴 편이지만 미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국가들 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입출국수속을 할 수 있음이 자랑이라고 본다.

 

미국의 경우, 공항출입국시스템이 과거보다 간편해졌지만, 불법입국이나 마약단속이 심해져 이용객들이 좀 위축되고 불편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 없이 밀려드는 불법입국자들을 막아내고, 폭탄테러와 마약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의 경우, 첨단시스템을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가끔 자동화 내지 간편한 입국시스템의 허점을 노리는 불법입국자 내지 불법체류자들이 있을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보완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

 

비행기가 일본열도 위를 지나 북태평양을 가로질러 10시간 가는 동안 2차례 식사를 하는 것 이외 잠을 자거나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한동안은 밀린 일을 처리하기 위해 메모장을 끄적이거나 잡지 등을 읽었지만 요즈음은 제공되는 영화를 두어편 보고 잠을 청하는 편이다. 그동안 벤허, 로마의 휴일 등 고전적인 영화들은 거의 다시 보았고, 지하도시 등 흥미 있는 주제의 다큐멘터리들도 거의 다 보았기에 요즈음은 주로 최신작들을 보는데, 이번에는 ‘분노의 질주’라는 약간 코메디성의 수사물을 감상했다.

 

창가로부터 3자리 중 중간이 비어 복도 쪽에 앉은 필자는 좀 더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는데, 안쪽에 앉은 여성분이 말을 건다. 영어를 잘하고 해서 필리핀인인줄 알았는데, 미국에 오래 거주중인 베트남인이었다. 그는 1975년 사이공이 북베트남에 의해 함락될 때 15세의 나이로 미국으로 탈출했다고 했다. 요즈음은 베트남에 자주 다녀오는 편인데, 10년 전만해도 고국을 버렸던 사람이라고 눈초리들이 좋지 않았는데,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한다.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아메리카인디언계 미국인과 결혼해서 아들 둘을 두었는데, 남편이 젊은 나이에 암으로 사망해서 홀로 사업을 하며 애들을 키웠다고 했다. 애들은 30대 중반으로 다 성장했고, 본인도 미사일관련 용역회사를 운영하며 베트남의 고아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분의 처지와 의지에 동정도하고 박수도 보내며 우리 한국의 상황을 이야기 했는데, 이분은 우리나라의 경제사회발전과 삼성 등 대기업의 약진에 경이로움과 부러움을 표하고 있었다. 이는 여행 중 좀 나이든 아시아인들, 특히 필리핀이나 베트남인들로부터 많이 듣고 있는 말들이다. 필리핀은 과거 한국보다 더 잘 살았는데, 발전되지 못함에 대한 그리고 필리핀 정부에 대한 아쉬움 토로인 경우가 많았고, 베트남인들은 남북통일에 대한 그리고 미국을 이겼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 즉 남한의 경이적인 발전에 대한 부러움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즈음 이들로부터 듣는 또 다른 주제는 K-drama, K-pop, K-beauty 등에 관한 것이다. 이분도 매일 한국드라마를 시청한다고 했다. 필자도 이분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한국문화와 한국인들의 품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장기적인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에 대해서, 재미교포들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베트남에서 ‘품질은 좋지만 가격은 낮은 소셜하우징’ 건설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한동대 졸업생들의 회사 NIBC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지 10시간이 가까워오는데, 창밖을 보니 북캘리포니아의 눈덮인 산야가 보인다. 여름에는 푸르거나 황토 빛인 광활한 산야가 겨울이 되니 눈 덮힌 드넓은 몽골고원 같아도 보인다. 차차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흰눈이 적어지더니 로스앤젤리스 근처에 다다르니 스키장으로 유명한 빅베어가 있는 샌가브리엘산맥 봉우리들만 흰색일뿐 다시 지중해성 기후의 온화함으로 바뀌는 것 같다.

 

공항에 내려 입국수속 및 짐을 찾고 마중 나온 식구들과 후리웨이를 타고 집이 있는 북쪽 라크리센타로 향하는데, 도심은 항상 높고 낮은 빌딩들로 가득 차 있고, 거리에는 많은 차들로 붐비고 있다. 좀 더 교외로 빠져나가자 주변의 산야들이 겨울우기 탓인지 더욱 푸른 빛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글락 근처를 지날 때 후리웨이 주변의 한 산 전체가 황토뿐인 벌거숭이이다. 올 가을 산불이 나고 이번 우기에 폭우에 휩쓸린 모습이다. 불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태우고 파괴시키지만 이곳이 예전의 생태계를 되찾자면 30년의 세월 혹은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포항의 경우에도 산불이 나거나 난개발 및 사업부진으로 벌거숭이로 남아 있는 곳들이 많은데, 어떻게 수림을 복원하고 생태계를 살려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며칠 전 비가 온 탓인지 집 앞뒷뜰도 푸르고 주변 동네들도 갖가지 초목으로 푸르다. 앞뜰 담장에는 노란 오렌지가 뒤뜰에는 노란 레몬이 수십개 나무에 달려 나를 반기는 것 같다.

 

2020년 1월 5일

  • Tony(12) 2020.01.18 11:01

    혹 구후배님 미국 시민도 Nexus card라는걸 발급 받을수 있나요? 저의 가족은 다 가지고 있는데 북미에서 여행시 유용하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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