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는 매뉴얼이 없다
 ↑ 성모승천교회 -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이 열렸던 곳이다.
공자, 맹자, 순자도 예(禮)가 뭔지 충분히 설명 못했는데 제가 예를 말하겠다고 했으니 정신 나간 사람 아닌지 모르겠어요. 예를 법으로 해보겠다는 국회의원들도 있으니 문제 될 것도 없네요. 예는 워낙 변화무쌍하여 매뉴얼이 없습니다. 그래서 예는 교실에 모아 가르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보여줄 수는 있는 것입니다.
1896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이 있었습니다. 고종황제는 민영환을 특명전권공사로 대관식에 보냈습니다. 민영환은 중국, 일본, 캐나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폴란드를 거쳐 56일 만에 모스크바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황제의 특사는 대관식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러시아의 예는 황제의 대관식에 모자를 쓰고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대한제국의 예복은 관복에 모자(갓)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1897년 10월 12일부터 1910년 8월29일까지 우리나라의 국명은 대한제국) 관복을 입은 민영환은 모자를 벗을 수 없어 대관식을 직접 볼 수가 없었지요. 황제 앞에서 맨머리를 하고 서 있는 신하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어요?
지금은 실내에서 모자 벗어야 하나요? 써야 하나요? 모자를 쓰고 강의 받겠다고 하는 학생은 조선 양반이고 모자 벗으라고 호통치는 교수님은 러시아 상놈일까요?
그렇다면 정말 예에는 매뉴얼이 없을까요? 내일 또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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