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날
↑ 태양의 피라밋 - 마야인들에게 태양은 목숨보다 귀한 것이었다. 왼쪽 멀리, 달의 피라밋도 보인다. (멕시코, 테오티와칸)
며칠 째 불암산에 올라가 가을을 기다렸습니다.
정말 가을이 여릿 여릿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게 어떤 사람은 낭만이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너무 더워 살짝 간 거 아니냐고 농담을 하더군요.
가을인가 하는 그 분이 오시기는 하는 거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내일은 입추고 오늘은 여름의 끝날입니다.
우리 절기로은 더위가 끝나기 전에 가을이 시작됩니다.
세상 일이란 하나가 다 끝나고 다음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일이 끝나기 전에 다음 일이 시작된다는 우리의 철학이지요.
더위가 끝난다는 말복이 지나고 입추가 오는 것이 아니라
말복이 지나기 전에 입추를 두었습니다.
혹시라도 말복이 입추 전에 들기라도 하면 월복(越伏)이라고 하여
말복을 굳이 열흘이나 뒤로 늦춰 반드시 입추 뒤에 말복이 오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내일이 입추이자 말복입니다.
가을이 시작되는 날과 더위가 끝나는 날이 같은 날입니다.
오늘 날씨도 만만치 않게 덥겠지만 한 주일만 견뎌보세요.
솜사탕 같은 뭉게 구름을 보면서 이렇게...
지난 겨울에는 저 뜨거운 태양을 얼마나 갈구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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