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 철쭉 주말 즐겁게 보내셨어요? 백둔리를 들머리로 하여 발걸음을 옮기자 바로 고명같은 꽃을 활짝 피운 국수나무무리들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잣나무, 신갈나무가 빼꼭한 산비탈의 푸르름을 배경으로 층층나무들이 이곳 저곳에 하얀꽃으로 층층이 수를 놓고, 가끔 수줍은 산목련으로 장식을 잊지 않으니 대자연이 그대로 신비스러운 병풍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비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명지산, 운악산, 화악산의 봉우리들은 우리를 신선이 되어 걷는 듯 착각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빗방울이 들여주는 심포니는 우리의 발걸음을 따라 해발 800미터 높이의 장수능선까지 올라섰습니다. 철쭉꽃으로 유명한 장수능선에는 함초롬이 빗물을 머금은 철쭉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손바닥보다 크게 자란 철쭉은 이파리만 무성할 뿐 떨어진 꽃잎의 자취마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면서 장수봉을 거쳐 연인산 정상에 이르렀을 때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빗속에 펼쳐진 연인산의 철쭉들은 일시에 우리를 천상의 세계, 무릉도원으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철쭉의 아름다움을 시샘하는 비바람이 너무 심해 도저히 카메라를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주머니에서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 겨우 두어 컷을 찍었습니다. 오늘 아침 핸드폰에서 꺼낸 사진 한 장이 산수화가 되어 요술처럼 화면에 나타났습니다. ↓ 별유천지 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 빗속의 연인산 철쭉(2006.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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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절로 나옵니다. 산 이름이 연인산인 것도 그런데 연분홍 철쭉이 약혼한 신부마냥 곱디곱군요. 게으른 저에게 이런 황홀경을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