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모란이 피기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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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지난 일주일동안 행복하셨어요?

전염병보다 더 전염성이 강한 것이 "행복"이란 녀석입니다. 행복은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전염이 됩니다. 옛 시인의 행복이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염되니 시간을 초월하는 것이 행복입니다. 스크린 속의 주인공이 스크린 밖의 관객에게 행복을 전염시키는 것을 보면 행복은 공간을 초월하는 것도 확실합니다.

월요일인데도 근로자의 날인지라 길거리가 한가하였습니다. 학교 앞 삼거리에서 산같이 높은 폐품 리어커를 끌고 로터리를 건너가는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할아버지! 오늘이 근로자의 날이니 하루 쯤 쉬시지 그러세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미안한 마음으로 핸드폰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캠퍼스로 들어서자 진달래 꽃밭에 무수히 피어나는 작디 작은 꽃, "꽃마리"가 눈에 띄였습니다.
"신은 무슨 이유로 저리도 작은 꽃을 만들어 냈을까?"
도장을 찍듯이 똑같은 문양의 꽃마리 위에는 여기 저기 떨어진 진달래 꽃잎이 시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길가에 주저 않아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꽃마리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너희는 모두 쌍둥이니?"
"아니야, 얼핏 보면 똑같이 보일 뿐, 우린 모두 다르게 생겼어."
"내 눈에는 모두 쌍둥이로 보이는데?"
"쌍둥이라도 엄마 눈에는 다르게 보이는 걸 몰라?"
"알았어. 미안해."
"모양만 다른 게 아니라 우리가 전해주는 행복도 하나 하나 모두 다르다구."
그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신은 사람들에게 맞춤행복을 주려고 저리도 작은 꽃들을 무수히 만들었구나..."

절기로는 6일이 입하입니다. 며칠 후면 봄이 끝나버립니다. 그렇지만 시인 영랑처럼 사봉도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릴  때까지를 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도 5월 내내 봄이라고 생각하시고 행복 많이 전염시키세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흰 서름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로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한양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산(山)만한 폐품 리어커를 끌고 로터리를 건너 가는 할아버지
할아버지에게 근로자의 날을 챙겨줄 사람, 누구 없소? (2006. 5. 1. 06:50AM)


↓ 진달래 꽃밭에는 심지도 않은 꽃마리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 꽃마리 - "우린 한 송이 한 송이가 가지고 있는 행복이 모두 다르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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