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들이 싸우는 모습은
싸움이 아니라 경기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주인들에게 순종하는 모습 또한 귀하게 느껴 진다.
그들은 友情이 아닌 牛情을 나누고 있었다.
눈 겨루기를 해서 싸워 보지도 않고 돌아 나가는 소도 있고,
보기에도 좀 비굴해 보이는 소도 있다. (쥔을 닮았을까?)
우직하게 45분을 넘게 겨루는 소들도 있다.
이런 소들은 인간이라면 장군들의 모습을 닮았다고 할까?
한마디로 늠름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겨루고 있는 모습은 무척 아름답다.
뿔로 받으면서 내는 둔탁한 소리는.
아하~~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서로 겨루며 나누는 눈빛 역시 예사롭지는 않다.
소 특유의 온화한 눈매는 살기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
소싸움 하면, 피를 흘리는 싸움들을 연상 하는 것 같으나
‘아니 올 씨다’ 이다
사람들이 하는 권투 경기 보다 더 중후하다.
예전에 한번, 다쳐서 피를 흘리는 소를 본 적이 있지만
그 닥 살벌 하지도 않거니와
인간의 싸움이 더 극악한데가 있으니 그것으로 소싸움을 비하 하고 싶지는 않다.
홀로 떠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청도엘 갔었다.
화요일 사진 수업이 없었다면
나는 수요일 끝날 경기 까지 보고, 스케치를 하고 왔을 것이다.
돌아오는 날 마지막에 그린 그림이 맘에 든다.
하루만 더 그려도 좋은 그림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엔 내가 엄마 모시고 갈께”하던
딸아이의 말을 믿어 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