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전화 한 번하세요 이렇게 좋은 가을 날씨가 하루 하루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깝습니다. 붙들어 둘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태음인들의 특성 중에 하나가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태음인 친구 하나가 있는데 그는 회비 내는 모임만 15군데가 있다고 합니다. 저도 만만치 않은 태음인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친구가 참 많은 편입니다. 물론 그 중에는 그렇고 그런 친구도 있고, 내게 꼭 필요한 친구도 있습니다. 물론 친구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그렇고 그런 친구일 수도 있고, 꼭 필요한 친구일 수도 있겠지요. 한편으로 기울지 않고 서로 모자라는 것을 채워주는 친구를 진정한 친구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날개가 하나씩 밖에 없어 둘이 합쳐야 하늘을 날 수 있는 '비익조'(比翼鳥)를 동경하여 '하늘에 있거든 비익조가 되게 하소서'하고 읊었습니다. 또한 시인 류시화님도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어(比目魚)처럼 살고 싶다고 사랑의 시를 읊었습니다.
학창시절 내게 기타를 가르쳐 주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내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던 친구였습니다. 내가 기타 배우는 것을 그만 두자 그 친구 만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이젠 일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진리는 모두 바둑판 위에 있다고 의기투합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직장 일이 바빠서 바둑을 둘 시간이 나질 않자 역시 만나는 일이 뜸해졌습니다. 비익조같은 친구의 날개도 언젠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는 친구, 혹은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기는 하지만 사실 그런 친구는 '버금 친구'입니다. 필요로 하는 것이 없어지면 자연히 멀어지게 되니까요. 서로 특별하게 바라는 것이 없는 친구야말로 헤어질 이유가 없는 '으뜸 친구'입니다. 제가 '사봉의 아침편지'에 현란한 배너 광고를 달아 보내지 않는 것은 아마도 여러분들을 '으뜸 친구'로 생각하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끔 보내주시는 이메일 만으로도 매일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아침 편지를 쓸 수 있게 해주거든요. 사봉은 오늘 '으뜸 친구'에게 '그냥' 전화 한 번 해야 하겠습니다. "그냥... 가을이 너무 좋아서 전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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