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채 주필
▲ 박현채 주필
300명대를 유지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600명대로 급증, 7월부터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기로 한 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백신 접종 1차 목표가 초과 달성되고 확진자 수도 점차 잦아드는 기미를 보임에 따라 내달부터 거리두기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14일까지 사적모임이 6명까지 허용되고 15일 이후부터는 8명까지 가능해진다. 비수도권은 1일부터 곧바로 8명까지 모임이 허용된다.
 
하지만 복병이 생겼다. 기존 알파 변이보다 60%나 전파력이 강하고 치명률도 높은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델타 변이보다도 더 센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인도 보건당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델타 변이가 추가 변이한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가 마하라슈트라 등 3개주에서 20건 가까이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라고 규정했다. 코로나 19 원조 바이러스도 아직 물리치지 못했는데 한층 강력한 변이가 나타나더니 바야흐로 이 변이의 돌연변이까지 등장했으니 갈수록 태산이다.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불과 반년 만에 전 세계 92개 국가로 퍼지면서 세계적 지배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 19 그늘에서 벗어나는 가 싶었던 각국이 봉쇄 해제 시점을 미루고 백신 방역 선진국인 이스라엘조차 벗엇던 마스크를 다시 쓰라고 경고하고 나설 정도가 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이미 영국에서 토종 알파 변이를 밀어내고 신규 감염의 99%를 차지하는 지배종이 됐고 미국에서도 급속히 강세를 불려가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4월초 0.1%에 불과했던 델타 변이 감염률은 다음달 초중순 쯤에는 신규 감염의 50%에 달해 미국에서도 조만간 지배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델타형 변이 확진자는 190명으로 아직까지는 유입 초기 단계로 알파 변이에 비해 그 비중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전파력이 워낙 강해 그리 멀지 않아 알파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률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3일간 신규확진자 수가 폭증한 것도 델타 변이 확산 탓이 크다.
 
델타 변이는 미각과 후각상실. 기침, 발열 등 기존의 코로나19 중상과는 달리 두통, 콧물, 인후통 등 감기 증상을 동반해 감기로 착각하기 쉽다. 이밖에 복통, 식욕부진, 청력 상실, 관절통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젠 이게 무서운 델타 변이보다도 전염 속도가 50%나 빠르고 치명율도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 플러스 바이러스까지 등장했으니 갈길이 멀다. 인도 최고 의료기관 소장은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감염자 옆에서 걷기만 해도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델타 변이 플러스의 전파력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델타 플러스가 3차 대유행의 전조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대대적인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델타 변이 플러스로 인해 올 가을 팬데믹이 재연돼 일상생활이 작년으로 다시 되돌아 가지 않을 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델타 플러스는 현재 인도를 비롯해 미국, 영국, 포르투갈, 스위스, 일본, 폴란드, 네팔, 중국, 러시아 등 10개국에서 확인됐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델타 변이 플러스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까지 침투해 델타 플러스 변이 유입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 하겠다.
 
코로나 19가 창궐하기 시작하자 세계 주요국들은 공격적인 백신 개발에 나섰다. 통상 10년이나 걸리던 백신 개발을 불과 1년 정도로 엄청나게 앞당겼다. 그런데도 바이러스의 진화 및 변이 속도가 이를 능가한다.

현재로선 서둘러 2차까지 백신 접종까지 완전히 마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례로 화이자 백신의 경우 1회만 맞으면 델타 변이 예방효과가 33% 수준에 불과하나 2회 접종했을 때는 88%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신속한 백신 접종만이 변이 확산을 막고 더 위험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돌연변이의 사슬을 끊는 유일한 방법이다. <투데이 코리아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