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시가 되기 위한 의사결정
행정복합도시 세종시를 둘러싼 관심과 논란이 뜨겁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최근 실시한 세종시 건설에 대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원안 추진해야'와 '수정 또 축소해 추진해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 있고 정치권에서도 서로 달려들어 각자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안타까운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이야 말로 중차대한 정책에 대한 비전 제시와 문제 해결사가 필요하다.
세종시에 관한 찬반양론 모두 나름대로 타당성을 갖지만 지금과 같은 미봉책과 논란만으로는 미래 국가를 세우는데 미흡하며 국론 분란과 예산 낭비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작금의 세계 변하는 어떠한가? 탈 국가와 이념과 생각을 초월한 혁신만으로도 부족한 창의성과 차별성,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하는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된 지 오래 전의 일이 아닌 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이기주의와 종전의 사고방식, 어정쩡한 정책으로는 결국 시대의 낙오자로 전략될 뿐이다.
세종시의 찬성론자들의 근거로는 수도권 인구분산 효과와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두고 있다. 반대 입장에서는 만일 수도를 둘로 나눌 경우 해외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실패한 경험을 답습하게 되며, 대통령과 행정부처 장관들이 나누어져 있는 행정 비효율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 균형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0조 넘는 돈을 들여서 고작 공무원만 1만 1,000명이 보낸다고 도시의 자족 기능이 될 수 없으며 주말에는 텅 빈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세종시에 관한 찬반 의견을 따지거나, 국민투표 혹은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기 전에, 향후 다시 부각될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자발적인 참여와 리더십을 발휘하여 제 2의 세종시 논란이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사결정이란 바람직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용 가능한 여러 대안을 개발하고 그 중에서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올바른 의사결정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핵심 내용이 있어야 한다.
첫째, 선택을 결정할 때 다양하고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함에도 세종시의 경우에는 한 가지 목적으로만 밀어 붙인 것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거치지 못했다.
둘째, 의사결정은 고차원적인 의식 수준으로 정신적 과정과 논리성이 있어야 하지만 세종시의 경우 논리성과 당위성이 부족한 것이다.
셋째, 의사결정은 목표 지향적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루어져야 한다.
불행하게도 행정복합도시는 올바른 과정이나 장애 요인을 극복하지 못한 채 정치적 득표만을 노린 것으로 애매모호한 정책이었다고 보인다.
결국 논리적, 합리성이 결여되었고 목표 지향성이 부족한 잘못된 의사 결정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세종시는 국가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해소를 행정수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이것들이 국가 전체의 목표 달성에 위배되는 것이다. 충청도만 발전하는 것이 균형 발전이 아닐 뿐만 아니라, 허울과 명분만 따지다가 지역 간의 격차를 부축이어 하향평준화와 부동산 폭등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다.
선거 때 실현 불가능하거나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인기 영합적인 공약을 한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올바른 의사결정 과정을 하지 못한 행정 능력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이미 주사위가 던져진 세종시에 대하여 다소 늦었지만 분명하고 정직한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해 스마트한 자족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머리를 짜냈으면 한다. 그리고 세종시에 투입된 막대한 돈의 유혹에서 벗어나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사항을 정치적 논리에 빠뜨리지 않는 지혜와 비전이 시급하다.
지난 정책 의사 결정의 시비를 따지기 전에 지금의 혼란이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대가이자 통과비용으로 생각하고 더 낳은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몰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