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1970.01.01 09:33

우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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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더 이상 한민족으로 봐 줄 수 없다.`

충격적이지만 이게 요즘 한국에서 이민자들을 대하는 일반적인 정서인 것 같다. 이는 얼마전 동아시아연구원과 중앙일보가 함께 실시한 '2005년 한국인의 정체성'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설문에 응한 성인 남녀 1038명은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출생했거나(82%) 부모가 한국인이어야 한다거나(81%) 평생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 것(65%)보다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는 것(88%)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그래서인지 국적을 포기한 한국인을 한민족으로 봐주는 것엔 매우 인색했다. 고작 9% 만이 계속 한민족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이라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면 한민족으로 봐 줘야 한다는 사람은 28%나 됐다. 머리색 피부색이 달라도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을 이민 간 동포보다 심정적으로 더 가깝게 느낀다는 말이다.

전에는 안 그랬다. 일제 때 6.25 직후 그리고 60~70년대. 우리의 기억이 닿는 한 한국 사람들은 외국으로 나간 사람들에게 관대한 편이었다. 공부해 보겠다고 돈 벌어 오겠다고 물설고 낯 선 땅으로 나간 사람들이라며 따뜻한 눈길로 봐 줬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다. 반미 정서가 팽배해지면서 특히 미국 이민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가 않다. 어쩌다 한국엘 가도 '외국서 산다 이거지? 그래 너 잘났다'는 눈치다. 괜히 눈 꼴 시고 보기가 싫은 거다.

자업자득이라 했던가. 일부 약삭빠른 이민자들의 행태가 이런 참담한 결과를 자초한 면도 없지는 않다. 일부 지도층 인사들이 병역 회피나 재산 빼돌리기의 수단으로 곧 잘 악용하는 이중국적도 문제였다. 내게 이로울 때는 한국인이고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 싶으면 철저히 외국인으로 행세하는 얌체들 때문에 이민자는 조국을 버린 배신자 취급을 당하고 이중국적자는 곧 이중인격자와 동의어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끼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슴을 치며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민자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몸은 떠나 있어도 마음은 늘 한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는데 졸지에 내침을 당하다니. 섭섭하고 서글프고 화가 치민다.

시민권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나는 10년 가까이 외국에 살았어도 내가 한민족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설령 시민권을 취득한다 해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또 시민권을 딴 후에라도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그대로 가지고 있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무슨 대단한 이익을 기대해서가 아니다. 그저 내가 한국인이어서다. 나를 있게 한 고향 땅과 하늘 그리고 부모 형제 친지들에게 왠지 죄스러운 생각이 들어서다.

이민자들은 하나같이 정체성으로 고민한다. 정체성이란 나와 내가 속한 집단을 동일시하는 심리적 감정이다. 그래서 소속 집단이 잘되면 내 일처럼 기뻐하고 잘못되면 좌절하거나 슬퍼한다. 그리고 집단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인 이민자들은 영원히 한민족이다. 한국서 아무리 난리 법석을 떨어도 두고 온 조국과 민족을 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화교들을 보자. 전 세계 안 사는 곳이 없지만 그들을 중국인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대인도 마찬가지다. 조국을 떠나 수천 년을 방황하며 살았어도 유대인은 여전히 유대인이다. 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아무리 국적을 바꾸고 타 민족 흉내를 내며 살더라도 몸 속에 흐르는 피는 어쩔 수가 없다.

국적을 포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 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그것이 떠나 온 자의 숙명이라면 달게 받자.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모국에 대한 사랑 민족에 대한 애정까지 식히지는 말자. 설령 그게 일방적 짝사랑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대대손손 언제까지나 한민족이란 이름으로 살아갈 것이므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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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뉴욕 중앙일보에 실린 글을 옮겨 실었습니다. (효진,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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