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일요일 낮 EBS 방송에서
허먼 멜빌의 장편소설이 영화 백경으로 올려졌지요
선장 에이헵은 모비딕 이라는 하얀 고래를 잡으로 망망 대해를 항해하지요
에이헵은 `프로이트의 아빠-엄마-아이 `라는 `억압되고 폐쇄된 ` 3각형의 모델이며 말하자면 그는 고집불통의 근엄한 아버지이지요
그는 어떤 정치인처럼
질풍노도와 같은 바다에서 외로운 섬이 되기도 하고
성난 파도와 살을 에는듯한 추위와 싸우는 강인한 선장이었답니다
오로지 미끈한 백경을 잡기위하여 전력투구하는 괴물과 흡사하지요
그의 수하들은 편집광인 그를 미워하면서도
결코 그의 그늘에서 벗어 날 수 없었답니다
마치 그들 또한 미쳐가고 있었지요
그는 판에 박힌 `홈파진 공간`에서 살아가는 정주민이었답니다
그는 강력한 리더쉽으로 선박과 선원을 다스리며
바다의 신내림과 겁박으로서 백경을 쫓고 쫓고 하였지요
그는 `사즉생의 각오`로 이기지 못하면 그자리에서 죽겠다는 생각으로
오직 백경만을 찾고있었답니다
((그 선장과 같은 인물들은 최근 우리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보고 있나?))
그러나 바다는 매끄러운 유목적 공간이지요
그 곳은 백경과 같은 유목민이 뛰노는 안마당이고요
백경은 바다에서 도주와 탈주를 위한 매끄러운 선을 그리며
여유있게 그 선장을 비웃듯이
동에서 서에서 번쩍하지요
백경은 바다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살고 있었답니다
기동력이 뛰어나고 작전이 능한 유목민을 정주민은 상대할 수 없지요
유목민은 주변의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하여 전치와 가면을 쓰고
상대방을 농락하는 것이지요
유목민은 항상 새로운 대지를 개척하지요
결국 사투끝에 선장은 그 백경의 `놀이`에 대패하여
백경의 매끄러운 등짝에 붙어 차디찬 바다에서 숨을 거두고 만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를 따라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지요
편집광인 선장은 사뭇 프로이트의 `억압하는` 아빠와 유사하지요
그는 인간의 강력한 의지 (데카르트 의지)로서 세계를 지배하려하나
백경이라는 미래에 도래할 초인 (힘의 의지)로서 세계와 함께
접속하고 공존하고
공명하며 살아가는 삶과는 차이가 있답니다
백경은 우리에게 말하지요
인간은 거짓된 이성과 욕망으로 불타는 한
인간의 의지와 집념만으로
이 세계의 주인이 될수 없고
또한 이미 주인이 아니지요
선장은 자기자신이 대지와 바다의 소유권을 분배하지만
백경의 경우에는 대지와 바다라는 열린공간에 자기자신을 할당하고
분배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백경은 유목적 배치와 분배를 실천하고 있답니다
백경은 유연한 바다속에서 유유자작하게 노닐면서
삶이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향유하는 것이지요
`그런 삶` 속에 답이 있다 라고 외치며
뱃속의 물을 하늘 높이 내 뿜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