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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송 미술관

4/28/11


며칠전부터 순옥이 자꾸  간송 (澗松) 미술관의 "사군자 전(四君子展)"을 보러 가자는데


나는 이 미술관 이름도 처음 들어 본다.



아뭏든 덕순이도 불러서 죽전의 준영네 집을 가보던가 아니면 바깥 어디서 서울 떠나기전에 한번 모이자고 했다. 
나는 죽전도 좋고 간송도 좋고 아무데나 가자는 데로 따라 갈꺼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과 떠나는 날 빼면 이제 딱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 




 매일 신선 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줄 모르다 보니 떠날 날이 임박해있다.


  결국 간송 미술관으로 낙착이되어 전철역 안에서 준영과 덕순을 만나 다 같이 성북동으로 향했다.



 

나는 서울이 온통 고층 아파트 촌으로 변해버린줄 알았는데 이쪽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곳 언덕 길에는 다닥 다닥 옛날의 작은 집들이 많이 남아 있다.


길가의 가게들, 집들이 꼭 옛날 같다.
이런줄 알았으면 진작에 이쪽으로 나와 볼것을 ...   조금 후회가 된다.




 

옛날부터 성북동, 성북동 아주머니...  말은 많이 들었으나 지금은 그게 어디쯤이였는지 방향도 잡을수가 없다.


하지만 혜화동 로타리를 보니까 옛날일이 한꺼번에 다 기억에 떠오른다. 



나는 혜화 국민 학교를 다니다 사변을 만났고 그때 우리집은 성균관대 입구로 들어 가는 명륜동에 있었다.
지금 성균관 대학, 경학원 (經學院)에서 언니와 (11회)  내가 태어 났고 얼마후 마포구
염리동으로 이사를 했는데 육이오 사변나기 바로 전에 우리는 명륜동으로 다시 이사를 했다.


 


성대 입구의 큰 전차길 옆에 용한이랑 (15회) 쭈그리고 앉아 미아리 쪽에서 오는 나뭇가지, 잎새들로 치장한


인민군 탱크가 지나가는 것을 구경했다.
장백산 어쩌구 하면서 "남 조선의 적을 무찌르자." 하는 슬로건에 핏발선 뻘건 플라카드가 섬찟했는데



엄마가 질색을 하며 우리를 집으로 끌고 갔다.
다시 또 한번 길에 나가 그런 구경을 하면 혼 날줄 알라고 크게 야단을 맞았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북쪽으로 가면 돈암동, 서쪽은 혜화 국민학교, 그 반대 동쪽은 동숭동, 옛날에 약대(藥大)가 있던 자리다.

사변전에는 혜화 국민학교를 다녔는데 사변후 돌아와서는 돈암 국민 학교를 다녔고, 졸업을 했다. 

이런곳들 다 다시 한번 다녀보고 싶지만 오늘은 시간이 없다.




 


성북동의 햇볕 쨍쨍한 초여름 날씨는 좀 더웠다.
 다행히 몸에 붙지 않는 인견 불라우스를 입고 나와 시원했다.


등에서 구슬 땀이 흘러도 옷이 들러 붙지 않으니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품이 넉넉한 불라우스라  오는 바람, 가는 바람 다 슬슬 통해가니 옷 하나 입은것 같지도 않게 너무 시원하다.

 




 


 


간송 미술관 앞 골목길에는 벌써 줄이 길게 섰는데 우리도 그 줄을 따라 한발 한발 움직였다.
뜰에 작약, 돌 조각등 구경하며, 또 주인 전형필(全螢弼)이라는 사람이 도데체 누군가 궁금해하며 줄을 따라 갔다.
옛날 학교 같이 생긴 작은 회색 건물 안으로 들어가 하라는데로 이층으로 올라가니 유리 상자들 속에 그림들이 진열되어 있다.


 


매난국죽 (梅蘭菊竹), 사군자 (四君子)의  그림.
이걸 다 기억 할수없으니 사진 찍지 말라는 주의표를 보면서도 숨어서 슬쩍 슬쩍 찍는다.



오랜 세월 지나느라 먹물마져 퇴색되어 가는 골동품 같은 그림들이다.  


매화, 국화, 대나무, 난초의 네가지 그림을 다 찍었다.




나중에 덕순이 아예 책을 하나 사주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어 둔것이 다행이다.   

 



 

매화 (梅花) 나무


 난초 (蘭草) 

 

국화 (菊花)

 



대나무 (竹) 




바람에 날리는 대나무를 그린것은 제목이 풍죽 (風竹),






 

그냥 먹으로 그린것은 묵죽(墨竹).  그건 나도 알겠다. ㅎㅎ 


나중에 집에 와서  알아본것은 다음과 같다.

 


 간송은 澗 (산골물 간), 松 (소나무 송)으로 "맑은 산골 물 흐르는 곳의 늘 푸른 소나무" 라는 뜻.
십만석 지기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라난 간송 전형필은 우리 13회 오숙정의 할아버님, 오세창 선생을 만난뒤 인생이 바뀌였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이자, 당대 최고의 서예가였던 오세창 선생으로부터 문화재 보는 안목과 지식을 배우며
그와 함께 수많은 문화재를 수집하였다.
전 재산을 털어 우리 문화재를 사들여 해외 유출을 막았다.

 





1933년, 그의 나이 28세때 이 성북동에 미술관 터를 마련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 박물관을 세웠다.


”무인년(戊寅年) 1938년 윤 7월 5일에 전형필군의 보화각 상량식이 끝났다.
내가 북받치는 기쁨을 이기지 못해 이에 명(名)을 지어 축하한다.
우뚝 솟아 화려하니, 북곽을 굽어본다.  만품(萬品)이 뒤섞이어, 새집을 채웠구나.
서화(書畵) 심히 아름답고, 옛 골동품은 자랑할 만하다....
세상 함께 보배하고, 자손 길이 보존 하세."

 





귀한 보배를 모아두는 집이라해서 "보화각 (寶華閣)"이라고 오세창씨가 이름 짓고 위의 글을 주춧돌에 새겼는데


1960년대에 와서 간송 미술관이라고 이름이 바꾸어졌다.



개인 수집의 미술관으로 봄 가을 딱 보름 동안만 무료로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옛날 몇몇 어른들의 선견지명 (先見知明)으로 이런 귀한 미술품들이 지금까지 남아있게 된것은 너무나 다행스런 일이다. 

무식쟁이 나는 위의 난초 그림이 제일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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