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없는 사람들
 ↑ 도비가트 빨랫터 - 나는 왜 빌딩 속에서 일할 수 없는 거지?
인도 사람들은 누구나 계급장을 달고 태어나는 것은 아시죠?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법적으로 계급장을 떼고 살기로 했는데 무슨 말을 하느냐고요? 법적으로는 카스트제도가 없어졌고 계급장도 없어졌지만 인도 사람들은 이름만 들으면 서로 상대의 계급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여전히 다른 계급 사람과는 결혼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15%에 달하는 사람들은 그런 계급장조차 없이 태어납니다.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Untouchable 즉 만지면 안되는 사람들입니다. 거리의 이발사조차 양털은 깎아도 이들의 머리는 안 깎는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수천 명 모여 야외 세탁소를 하고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도비가트라고 불리는 빨래 동네엔 계급장 없는 사람들이 모여 손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진지하게 빨래를 하고 있는지 빨래와 전생의 업을 함께 빨고 있는 도사들 같았습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세탁기가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부처님은 어떤 계급장을 달고 태어났을까요? 왕자로 태어났으니 첫 번째 계급인 브라만인 줄 착각하기 쉽지만 왕과 왕자의 계급장은 두 번째 계급인 크샤트리아였습니다. 훗날 성불하여 부처가 된 후, 일계급 특진하여 브라만 계급이 된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계급장을 처음 만든 사람은 임금님이 아니라 승려들이었겠네요.
뭄바이는 돈이 넘치는 도시인지라 인도의 뉴욕이라고 합니다. 인도 정부가 걷는 세금의 40%가 뭄바이에서 걷힌다고 하니 틀린 말이 아니지요. 그런데 뭄바이의 시민의 절반은 절대 빈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싯달타처럼 계급장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품은 것이 보았습니다. 도비가트에서 하루 50루피 받고 일하는 게 내 숙명이라고? 그건 내 숙명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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