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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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이란 어디에 있는 걸까?

      올해는 어째 여름 장마다운 장마가 오지 않은채 지나는가 싶더니 늦장마인지
      어찌된 판인지 지속적으로 비가 온다. 과학자들이 몇 해 전부터인지 지구의
      온난화가 오고 있다고 경고를 거듭하더니 정말 현실로 다가온 듯 싶다.

      우리나라도 열대성 기후로 바뀌었다고 말들을 한다. 끝도 모를 무더위와 더불어
      태풍 '나리'인가가 남쪽 지방에 말도 못할 큰 피해를 입히고 지나더니 또 다른
      태풍이 몰려 온다고 일기예보에서 알린다.
      그 태풍의 전조인지 오늘도 제법 굵은 빗줄기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 했다.

      외출을 나갔다가 들어 온 날은 손이 떠서 그런지 저녁 준비가 어설프기만 하다.
      육류를 먹은 지가 한참 되었기에 남편과 의논 끝에 마침 요즈음 새로 알게 된  
      맛이 꽤 괜찮은 수수하고 깨끗한 어느 음식점에 가게 되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며 담소를 한다.

      알아보게 낮이 짧아져서 이미 사위는 컴컴 해져있다. 음식점을 찾아 걸어가는 길
      수많은 자동차들이 공포 영화 속의 괘물들처럼 눈이 부신 헤드라이트를 부릅켜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온다. 비 오는 날 바퀴소리에 붙어서 질퍽거리며 내는
      소음들이 우리의 여린 귀를 괴롭힌다.

      이렇게도 많은 차들이 온 군데에서 품어내는 배기 가스가 지구의 온난화를 더욱
      부추기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세계적인 굴지의 자동차 생산국이
      된 우리가 어째 지구 온난화에 크게 일조를 할지도 모른다는 자책도 슬슬 들기
      시작하는 요즈음이다.

      자동차의 배기 가스도 지구 온난화에 크게 영향을 미쳐서 우리나라에서도 어떤
      도시에서는 탄산가스를 줄이기 위해서 자전거타기 운동을 권장 한다고 한다.
      각자 자기의 자전거에 그날 타므로해서 즐인 탄산가스량을 재는 기계를 달고
      달린 다음 드려다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식사 후에 큰 교회건물과 아파트를 사이에두고 한 불럭 떨어진 뒷길 개천길로
      오노라니 갑자기 내린 비에 물이 불어나 요동치듯 큰 물소리를 내며 소용돌이를
      치면서 내려가는 개울 물에 한참 눈길을 빼았겼다.
      각각 커다란 우산을 쓴 우리는 이 개천을 따라 탄천 본류로 가 보기로 했다.  
      우산 위로 쏟아지며 내는 툭 툭 툭 굵은 빗방울 소리가 경쾌하고 시원하다.
      갑자기 언제인가 예전에 본 Sing in the rain 이라는 뮤지칼 영화가 생각난다.

      무엇에 쫓기듯 성급하게 흙탕물보라를 일으키고 좔좔 퀄퀄 소리를 내며 흐르는
      작은 개천의 물길에 비해 넓은 하천은 이런 작은 개울의 날뛰던 물을 받아 들이고도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유유히 흐르는 게 아닌가. 마치 조그만 일에도 팔짝팔작
      뛰는 小人에 비해 모든 걸 받아 들이고 묵묵하고 관대한 大人을 보는 듯 하다.

      빗속에서도 찌릿찌릿 울어대는 귀뚜라미소리가 가을의 정취를 일깨운다. 어둠속에  
      엉금엉금 기는 저건 요즈음 보기 힘든 두꺼비가 아닌가. 빗 길에 엉거주춤 제 갈
      길을 가늠하고 있는 듯 하다.

      비가 오니 평소 밤에 나와 운동을 하며 오가던 수많은 사람들은 어디에서도 만날
      길이 없고 오다가다 몇 사람만이 지나 갈 뿐이다. 큰 물을 보았으니 먼저 왔던
      작은 개천 변 길을 따라 집으로 되돌아 오는데 낯모를 어떤 사람이 지나면서
      이 길로 가시면 길이 물에 잠겼습니다. 조심하세요 하는 게 아니가.
      네 감사합니다.고 대답을 했다.

      우리도 이미 조금 전 그곳을 지났기에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렇게 위험을
      알려 주며 지나간 낯 모르는 그 사람의 염려가 너무나 고맙다.

      요즈음 사람들은 각자 갈 길이 바쁘다 보니 냉정하여 이웃에 무슨 일이 생겨도 나
      몰라라 무관심하다는 통념을 깨트리는 순간이다. 어느 수필가가 쓴 글 제목에
      나는 왜 작은 일에만 화를 내는가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나는 지나는
      모르는 이의 이 짧은말 몇 마디의 작은 호의에 어쩌면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로또 복권이 당첨 되듯 어디 커다란 뭉치의 행복이 굴러다니는 걸 잡아야
      만 행복이라고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아주
      사소한데 있다.
        
      전화통 속에서 들려오는 어린 손주의 갖 배운 떠듬대는 말소리, 엘레베타 속에서
      어느 층에선가 느닷없이 올라타며 안녕하세요\꾸벅 절을 하는 초등학교 일 학년
      또래의 어린이의 인사는 웃음을 머금게 한다. 아마 학교 선생님이 어른을 만나면
      무조건 꼭 인사를 하라고 가르친 모양이다.

      지나치며 만난 유모차 속의 어린 아기와 고사리 손,천신만고 끝에 피워 낸 동양란
      꽃 송이들, 살기 힘들어 희망의 날개를 접은 불우한 이웃을 챙기는 따뜻한 손길,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화려해진 우리 나라의 백화점 쇼 윈도의 비싼 물건을 샀을 때
      보다는 뒷길에 작은 트럭을 세워놓고 가게세가 없기 때문인지 싸게 파는 통통하고

      윤기나는 애호박을 두어개 사서 손에 들었을 때.


      무더운 여름날 들녘에서 불어 오는 한 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이런 작고 사소한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것이 아닐까....

                                             07년 9월 19일 청초. 

 



        
  • cherrysmell 1970.01.01 09:33
    어쩌면 들꽃같은 삶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듭니다.
    그러면서도 그안에 하나씩 느껴지는 작은 행복이있기에
    오늘도 평범한 생활속에서도 만족하면서 사는것이 아닌지!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저도 작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재잘대는 큰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둥글게 가지치기를 했던 철쭉이 몇년간 꽃을 안피다 올해 피어서 너무 좋아했던 봄의 기억에게서...
    이마트에서 욕심내서 사오다 무거워보였는지 짐을 들어다 주는 고마운 사람에게서.... 참 세상은 살만하다고 느꼈답니다.
    주위의 배려가, 따뜻한 말한마디가 푸근하게 가슴을 따뜻하게 합니다.
    선배님~! 밝고 커다란 보름달 가슴에 안으시고 온가족 다복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 Skylark 1970.01.01 09:33
    이인숙 후배님!! 반갑습니다. 더운 여름 어찌 지내셨습니까?^^ 항상 잊지 않고 관심 주시고 이렇게 긴 댓글도 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구나 행복을 느끼는 척도 내지 관심사도 조금씩은 다르지요? 입맛이 서로 다르듯이...행복하고 즐거운 한가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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