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장을 열고 시간의 텅빈 형식속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한 여자가 있다
고백한다는 것은 자백과 다른것이지요
고백하게 되는 순간은
그녀의 몸속에 들끓는 아우성 소리가 생성되지요
그것은 명석하고 판명한 자아가 깨지는 소리입니다
깨어진 자리에 바로 새로운 자아가 탄생합니다
그 새로운 자아는 외칩니다
자유를 달라
대 자유를 달라
새로운 자아는 다름아닌 유산된 자아
깨어진 자아, 평민의 자아, 익명의 자아들이지요
몸속에서 새롭게 탄생된 자아들이
대 자유를 욕망하는 것이지요
고백을 한다는 것은 한손에 망치를 들고
자신의 자아를 깨고 다른 한손으로는
그 깨어진 자아를 보듬고
무의식의 무목적적인 놀이를 즐기는 겁니다
고백은 자백도 아니고 실토도 아닙니다
고백은 신에게 죄를 사면해 달라고 하는 고해성사도 아닙니다
고백은 고귀하고 드문 삶을 살겠다는 타인과의 약속입니다
인간에게서 중요한 것이 관계들의 매듭이라 합니다
그 매듭은 타인과의 약속입니다
차이나는 색다른 삶을 살겠다는 약속이지요
약속, 고백, 그리고 관계들의 매듭은 서로 이질적이지요
하지만 다질적인 것들은 서로 관계를 맺고
그 관계가 또다시 새로운 관계를 함축하고
관계들의 그물망이 되지요
약속의 힘, 고백의 힘, 관계들의 힘 ,,,
이 힘들이 차이를 만들면서
오케스트라와 같은 총체적인 힘으로 구성될 때
비로소 고백은 대 자유라는 바다를 항해합니다
고백은 단순히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타인에게 살포시 안기는 어떤 것이지요
신들의 시대, 영웅들의 시대는 가고 평민의 시대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약속은 부정적인 반복을 돌아오지 않도록 하고
긍정적인 반복이 생성 반복되도록 해야 합니다,
고백하는 여자는 아름답지요
그 고백은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타인과의 약속이기때문이지요
고백은 우리를 새로운 길로 인도하지요
그 길은 하느님의 길도 아니고
사랑의 길도 아니고
우정의 길도 아니지요
바로 길없는 길로 인도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