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블로그

1970.01.01 09:33

사람들의 이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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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춤추던 그 녀석은 어디로 갔을까?

    Downtown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 이 사역을 시작하면서의 내 생각은 그들과 대화하며,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로 쓰리라는 야무진 결심을 했지요.  
    그러나 그 결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10여년이 가깝도록
    그저 내가 해야되는 일이거니 습관처럼 하고 있습니다.  
    관심에서 무관심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무던히도 무뎌져 버린 감정이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라는 척도 않합니다.  

    Homeless들에게는 LA Downtown은 천국이라고 하겠습니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먹고 사는 문제는 걱정이 없기 때문이지요.  
    가는 곳마다 먹을 것이 널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래도 배고프다고 앙탈(?)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게을러서 음식을 나누어 주는 곳까지도 가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해결하려 들기 때문입니다.  
    누워있는 같은 장소에서 음식을 나누어 주어도
    그 자리에서 조차 일어나지 않고 누워있는 것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나라에서 주는 구제금이나 실업자 수당을
    약 사는 데 모두 써버리고는 먹을 것은 구걸을 합니다.  
    매달 첫 주에는 많은 이들이 주머니에 돈이 조금씩은 있는데
    그 때가 가장 많은 이들이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매달 첫 주에는 많은 남자들의 앞 지퍼가
    여자들의 앞가슴이 거의 열려있습니다.  
    왜냐고 물으면 “약 먹어서...”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여기에 머물고 있는 이들의 특징은
    그들의 표정이 변화무쌍하다는 것입니다.  
    하루는 벙글벙글, 생글생글, 말 없는 미소,
    험상굳은 표정과 분이 가득한 얼굴,
    그런가 하면 아주 슬픈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멋대가리 없는 애교까지.  
    그렇지만 살며시 웃으며 미소짖는 얼굴은 아무리 더러워도 예뻐보이기까지 하지요.  

    언제인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제법 날씬하게 생긴 녀석이
    잘 생겼다고는 할 수 없어도 어딘가 매력 같은 것이 보이고,
    몸놀림이 심상치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론 생글생글, 때론 이 세상을 살기 싫은 슬픈 표정,
    때론 분이 가득한 무서운 표정을 짓던 그가 뒤늦게 나타나서
    도넛을 달라고 하더군요.  

    도넛을 건네주니 조금씩 몸을 움직이지 시작하는데
    무엇을 하려나 쳐다보고 있는데,
    슬슬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로버트 춤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얼마나 유연하게 잘 추던지 정신을 빼놓고 감상을 했습니다.  
    그가 열려진 앞지퍼로 삐죽이 내민 무엇인가가 보여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워대는 춤사위에 내 얼을 빼앗긴 듯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관중은 오직 나 혼자뿐이었습니다.  
    도넛을 준 대가로 나에게 보여준 훌륭한 춤이었습니다.  

    춤추기를 마친 그는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슬그머니 떠나버렸는데,
    그가 떠나버린 빈자리에 나 혼자 우두커니 한 참을 서 있었습니다.  
    저 정도의 춤을 배우려면 얼마나 큰돈이 들었을텐데...  
    “아깝다,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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