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이토-화성-성곽투어.jpg4월 이토의 목적지는 수원 화성행궁 성곽여행이었다.
오전 10시 약속이라 여유가 있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전철, 또는 버스를 타고 수원 화성행궁 장안문에 모이기로 했는데, 화성행궁과 장안문의 버스 정류장이 달라 2정거장 먼저 내린 정정이 동문은 아침부터 1박 2일을 촬영하는 줄 알았단다.
1박2일보다 더 힘들었던 장안문 도착
잘못된 안내문구 덕에 힘겹게 합류
한경준 동문은 사당역에서 777버스를 탔는데, 알고 보니 완행버스여서 40여 개의 정류장에서 슬로우 시티 체험을 했다고 한다. 안내 문구를 작성한 나는 서울역에서 수원까지 무궁화 열차를 타고 내려 장안문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우리는 그렇게 장안문에 모여 수원 성곽 여행을 시작했다. (선배님들! 잘못된 안내 문구에 고생하셨습니다. 죄송해요. 담에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수원 성곽을 안내해 줄 가이드는 당연히 한경준 동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 우리들은 그의 역사적 설명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요즘 관광지에는 문화해설사란 분들이 있어 한경준 동문의 설명을 들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수원 시민들은 장안문을 북문이라고 부른다.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 때문일 것이다. 북쪽을 상징하는 색상은 검을 흑(黑). 장안문에 걸려 있는 깃발을 보면 전부 검정색의 깃발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도깨비 그림의 문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은 화살을 쏘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화살에 불을 붙여 적군에게 쏘게 되면 도깨비불이 된다는 농담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화홍문을 지나면서 해설사가 설명을 한다.
“수원화성의 북수문이며, 남북으로 흐르는 수원천의 범람을 막아주는 동시에 방어적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화강암으로 쌓은 다리 위에 지은 문이다. 7개의 홍예문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각으로 지어져 있는 것이 화홍문이다.”
깃발의 색상으로 알게된 동,서,남,북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
깃발들 색상또 하나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이다. (아! 그렇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마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히히 그래서 네이버를 통해 새롭게 구성합니다.)
방화수류정이란 곳에서 또 한번의 설명이 있었는데, 말이 필요 없는 설명이었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 주위를 살펴보면 용연이라고 불리는 못이 있고, 수원시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그야말로 절경이다.
이제 다시 깃발의 색상이 바뀌었다. 남색은 동쪽을 의미한다. 남색의 깃발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활을 쏘는 양궁장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주변에서는 벽돌담의 기왓장을 새로 복원하는 공사가 한창이었고, 세계문화유산을 기념해서 세워진 안내판에는 수원화성과의 거리를 표시한 세계 각국의 도시이름이 보이기도.
이 자리에서 문화해설사와 이별(?)을 하고, 삼삼오오 수원 성곽길을 여행하게 된다. 봄을 알리는 벚꽃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 곳에는 깃발의 색상도 붉게 물들어 있다. 남쪽임을 알리는 붉은 깃발이 보였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다른 곳 보다 녹음이 짙게 드리어진 느낌을 주었다. 노랗게 물든 개나리도 보이고, 산 가장자리에는 분홍빛을 내는 진달래가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수원 영동시장과 지동시장을 만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시장 구경을 하면서 다음에는 5일장을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5월 이토는 선농축전으로 대신하기 때문에 6월 이토의 목적지가 어디로 될까 살짝 궁금해지기도 한다.
새로 조성된 수원의 남문을 지나 다시 수원 성곽의 길을 걸어간다. 다들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아야 했다. 높이가 장난이 아닌 성곽길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변의 경관들과 벚꽃들이 높은 고지에 오르느라 힘든 우리들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아직도 깃발은 붉은 색이다.
삼일독립기념탑에서 김형연 동문, 김영애 동문, 정정이 동문이 가지고 온 간식(닭강정, 방울토마토)을 먹으며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역시 높은 곳에서 먹는 음식은 다 맛이 있다. 가볍게 목을 축이고 나서 다시 성곽 여행을 한다.
흰색의 깃발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흰색은 서쪽을 뜻한다. 벌써 북,동,남을 지나 서쪽으로 온 것이다. 이제 수원 성곽의 마지막 길을 걸어가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이라는 비문을 지나면 효원의 종각이 나타난다. 은은한 종소리가 여기서 시작이 되어 수원 성곽의 모든 곳으로 울려 펴진다. 잠시 수원의 도심을 내려다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수원 화성행궁의 성곽 투어는 두 시간 반이 걸렸다. 봄을 맞이하는 4월 이토의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했다. 그리고 기다려진다. 다음 이토의 행선지가 어디일지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