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人]‘노스페이스’ 10주년… 골드윈코리아·영원무역 성기학 회장 • 年30%! 등산복의 쉼없는 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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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입고 있는 바지는 원래 등산용입니다. 이 등산 의류가 최근 해외출장·영업현장뿐 아니라 골프장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편리함 때문에 등산복이 생활 속에 파고든다는 얘깁니다.”
국내 1위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가 국내에 선보인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한국 내 노스페이스 라이선스를 보유한 성기학 골드윈코리아·영원무역 회장은 “한국인의 첫 번째 스포츠는 등산”이라며 “등산복을 일컫는 아웃도어 시장 성장은 업계도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노스페이스에서만 지난해 2400억원 매출을 거둔 뒤 올해 예상은 3000억원이다. 매년 30%가량 급성장 중이다.
재킷 한 벌이 30만원 안팎이고, 고급제품은 60만원 이상 호가하는 이 브랜드는 전 세계 50여 개국 중 한국에서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노스페이스 매출은 일본보다도 많다.
성 회장은 그 비결을 “이보다 더한 글로벌 상품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획·생산·판매가 글로벌하게 이뤄지다 보니 트렌드에 민감하고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유리했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성 회장은 글로벌 경영에 관한 한 국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경영자다. 그는 “노스페이스는 미국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제도 아닌 글로벌 국적”이라고 설명했다. 성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골드윈코리아는 판매를, 영원무역은 한국에서 파는 노스페이스의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전 세계에 연간 15억 달러어치가 팔리고 있는 노스페이스 제품 중에도 영원무역이 가장 많은 생산 분량(20%)을 차지하고 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외에도 나이키·폴로·팀버랜드 등 유명 브랜드의 생산을 맡고 있다.
영원무역의 제조지는 한국이 아니다. “중국 칭다오, 베트남 하노이, 방글라데시 다카 등 전 세계 10개 공장에 걸쳐 있어요. 한국에서는 성남과 부산에 물류센터만 운영 중입니다. 이미 1980년 방글라데시에 의류공장을 세웠습니다.”
성 회장이 고용 중인 전 세계 종업원 수는 6만명. 이 중 한국인은 1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여성인력을 중시하는 것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딱 맞다. 한국인 근무자 중 여성 비율은 75%나 된다. 성 회장은 “본사(서울 만리동) 건물에 들어오면서 여성 직원들과 많이 마주치지 않았나요? 우리 회사 글로벌 영업사원도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10여년 전부터 여성에 대해 차별을 하지 않고 고용하려 노력했습니다.”
성 회장은 노스페이스 10주년을 맞아 “사회 공헌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지금까지 200만 장의 옷을 방글라데시, 중국, 아프리카 각국 불우이웃에 보냈어요. 해외원정 등반대에 대한 지원 횟수만도 78회입니다. 이런 부분에 돈을 더 쓸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전 세계 공장건설에 나섰던 노하우를 발판 삼아 개발도상국 공단개발도 하고 싶습니다. 이미 방글라데시에서 벌이고 있는데, 공단부지를 사서 그곳에 물류단지 등을 세우고 부지를 분양하는 등의 개발사업을 합니다.”
성 회장은 글로벌 경영과는 별도로 한옥 복원에 관심이 많다. “주말이면 어렸을 적 살았던 경남 창녕 고향마을을 찾아가 한옥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어요. 인근 한옥터를 사서 기왓장도 올리고요. 가꾸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글=호경업 기자 hok@chosun.com)
발행일 : 2007.08.24 / 경제 B2 면
기고자 : 정철환
(사진=오종찬 객원기자 ojc1979@chosun.com)
조선일보 2007. 8. 24 (금) - B2면, 뉴스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