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시산업의 새로운 장을 연 김인식 한국국제전시장(KINTEX)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겉모습만 보면 마음씨 좋은 아저씨를 연상시키며 현란한 말솜씨보다 또박또박 자신의 분명한 의사를 표현하면서도 겸손한 표정으로 주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김사장은 이런 부드러움 속에 강력한 추진력과 경영 마인드를 품고 있어 KINTEX가 한국 전시산업의 변화와 함께 세계적인 전시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주변의 이같은 평가에 대해 “외유내강이라기 보다는 남들이 그냥 보는 것처럼 푸근한 사람이다”면서 “다만 ‘홀로되는 것과 절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살려고 하다 보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사장의 꼼꼼함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의 KINTEX를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는 앉아서 보고받기 보다는 직접 행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실제로 김사장은 20일 열리는 ‘효(孝) 박람회’를 앞두고 ‘실버 패션쇼’ 최종 리허설을 직접 둘러보며 행사 준비 상황을 직접 체크하는 한편, 패션쇼에 모델로 나선 30여명의 노인들에게 인사할 정도로 꼼꼼함을 보였다.
김사장은 행사를 직접 챙기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작은 일에서부터 철저해야 큰일도 잘할 수 있다”면서 “직원들이 물론 잘 알아서 준비하겠지만 최고책임자로서 행사에 앞서 먼저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또한 그는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직원들 또한 느끼는 바가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실 김사장이 KINTEX를 맡으면서 마음속에 가졌던 가장 큰 목표는 전시장 임대수익에 의존하는 정도의 수준인 한국 전시산업을 전시산업의 선진국인 독일 등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려보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상품 전시를 통해 직접적인 대내외무역과 직결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시장이 되는 동시에 나아가 독일의 하노버와 같은 전시산업도시로 경기 고양시를 랜드마크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2단계 사업이 완공되면 연면적이 17만8079㎡(5만4000평)에 달해 전시문화의 메카로 자리메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독일 메세 프랑크푸르트, 싱가포르 SIGNEX, 중국 베이징 CIEC(중국 국제전시전람중심) 등과 국제협력 체제에 이어 지난 8월 아시아 최대 전시장인 광저우 국제전시장의 CFTC와정보 공유 및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러한 교류를 통해 한국 전시산업의 국제화에 한 단계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장은 지난해 5월 KINTEX 개장과 거의 동시에 영입됐다. 당시 KINTEX는 개장한 지 한 달 남짓 된 상태로 그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그는 기존에 개별 전시회로 열려던 유사 전시회를 한데 묶어 통합개최하면서 전문성을 높이고 국제화 가능성을 열었다.
이런 결과로 KINTEX는 개장 1년 만에 전시장 가동률 49.74%로 당초 목표치 45%를 초과 달성했다. 이는 중국 최대 규모의 전시장인 상하이 푸둥 전시장이나 싱가포르 SIGNEX가 가동률 50%를 달성하는데 4∼5년이 걸렸던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다.
김사장은 “KINTEX가 단기간에 인정받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라면서 “끊임없는 고객 만족 경영을 통해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사장은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쳐 CEO에 올랐을까.
한국전쟁 직전인 1949년 서울에서 출생한 김사장은 운동신경이 뛰어나 야구 등을 통해 체력을 쌓았다.
그는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75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입사, 취리히무역관장, 베를린무역관장, 구주지역본부장 등을 거쳐 2004년 무역진흥본부장에 올랐다. 2005년 5월 한국국제전시장 사장에 임명됐다.
김사장은 “국내외 무역관장을 거치면서 경쟁력만이 살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여러 분야를 해본 게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사장의 앞으로 목표는 무엇일까.
김사장의 목표는 2010년까지 한국 전시산업이 글로벌 리더에 등극하는 것이다.
김사장은 “KINTEX는 오는 2010년 완공목표로 하고 있는 2단계 전시장이 완공되면 국제통신박람회(ITU Telecom World), 국제섬유기계전(ITMA) 등 세계적인 전시회들을 유치하고 특히 인근의 한류우드 조성사업 완공과 함께 부가적인 문화 콘텐츠를 확보해 세계에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김인식 킨텍스 대표이사 약력
△57세 △서울 △서울 사대부고 △서울대학교 독문학과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몬로비아무역관장 △킹스톤사무소장 △전북무역관장 △기획관리부 조직망과장 △취리히무역관장 △기획관리처 경영전략부장 △경남무역관장 △베를린무역관장 △기업투자유치팀장 △투자전략팀장 △구주지역본부장 △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진흥본부장 △한국국제전시장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