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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여행을 떠나며

 

구 자 문

한국은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기후가 뒤섞인 편이지만 대륙성기후가 좀 더 강하다고 한다. 겨울은 무척 춥고 여름은 무척 더워서 우리도 사시사철 온난한 나라에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여러 나라를 다녀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기후를 가졌는지 알게 될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장마기에 집중되고는 있지만 비는 일년내 내리는 편이고, 물이 좋아 산에서 나는 샘물이나 시냇물을 그냥 마셔도 문제가 없다. 추운 겨울은 시베리아만큼 추운듯하지만 34온으로 추위가 3일 이상 지속되지 않을뿐더러 2월이 오면 추위가 풀린다. 이번 여름도 장마 가신 후 더위가 극성을 부리는데, 다행히 비교적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나라로 일주일여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다녀오면 더위도 한풀 꺽이고 곧 가을이 찾아오리라.

 

여행을 준비하려면, 일주일 전부터 커다란 트렁크를 방에 열어 놓고는 생각나는대로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 넣는다. 가장 먼저 챙기는 것들이 면도기, 화장품, 헤어드라이어, 비상약품 등이고, 속옷도 종류별로 하루 한 개꼴로 챙기고, 샌들도 하나 챙기고, 겉에 입을 옷들도 여러 벌 챙기게 된다. 물론 패스포트, 지갑, 현금 등은 백팩에 따로 챙긴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짐 싸는게 그렇게 어려우냐 질문할 수도 있는데, 지난 20여년간 일년에 4~5번 해외여행을 하면서도, 미리 챙기지 않으면 빠트리는 게 한두개는 꼭 생긴다. 20년 전 여름에 몽골에 가면서 다른 것은 다 챙겼는데, 속옷을 잊고 가서 함께 가는 서울 친구에게 팬티 몇 개 사오랬더니, 좀 작은 것을 사와서 일주일 내내 좀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비자 신청은 미리 해야 하는데, 15년전 이를 깜박 잊고 있다가 떠나는 날 인천공항에서 그 나라 체재하는 아는 분 통해 부랴부랴 비자신청을 부탁해서 문제를 해결한 적도 있다. 이는 좀 큰 실수에 해당되는데, 그 나라는 도착비자가 되지 않는 곳이었다. 지난달 미국 집에 있다가 한국 오면서 내내 잘 가지고 다니던 여행용 충전 면도기를 플러그에 꽂아놓고 그냥 와서, 이번 여행 전에 밧데리용으로 다시 하나 구매하게 되었다.

 

한여름에 다녀오던 곳을 열거한다면 많지만 베트남과 몽골을 비교해보기로 하자. 베트남은 열대/아열대 기후라서 한국보다 훨씬 덥다. 한낮에 30분쯤 스콜이 쏟아지지만 여름은 매우 덥고 호치민 거리에서는 쓰레기 썩는 냄새가 심해진다. 에어컨 빵빵한 커피숍에서 아이스 카페쓰다한잔해야 살만해진다. 과거 우리 한국군이 그 더운 정글에서 C-레이션을 까먹으며 텐트에서 자며 전투를 했었다. 하지만 겨울철에 호치민에 가게 되면 춥지않고 크게 덥지 않아 지낼만한 계절이 된다. 몽골에 가게 되면 여름이라지만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지내기 좋은 시원한 계절이다. 이때 도심 징기스칸광장에도 가보고 교외 태를지공원에도 들르며 전통음식 허르헉도 먹게 된다. 겨울은 상상하기 힘든 대낮 섭씨 영하 20~25, 30~40도 날씨라서 단단히 채비를 해야 하고 특별한 일로 외출함 이외에는 난방된 건물안에서 지내야 한다. 물론 겨울에도 러시아화된 몽골인들은 대담한 복장으로 호텔 댄스파티를 즐긴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네팔 카트만두이다. 네팔은 인도 북쪽에 위치하여 작아 보이지만 우리나라의 1.4배 정도의 국토를 지니고 있다. 남쪽에는 열대 사파리가 있고 코뿔소며 코끼리도 산다지만 수도인 카트만두는 해발 1,500m에 위치한 고원지대라서 여름 날씨가 좀 더운 듯하면서도 시원하고, 겨울철은 우리나라 봄가을 같아서 우리로서는 피서/피한에 좋은 것 같다. 많은 한국인들이 요즈음 히말라야 트래킹을 위해 포카라 쪽으로 많이 가지만, 수도인 카트만두는 문화적 유산도 많고 주변에 방문할 곳들이 많다. 카트만두 다운타운은 말 그대로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영화에서 봄직한 오랜 벽돌건물들이며 낡은 힌두/불교사원들이 좁은 길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진다. 도시는 낙후되고 길이며 상하수도 등 인프라가 제대로 깔려 있지 못하지만, 중심부에 위치한 고대 왕궁과 사원들은 거대하면서도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어떻게 이러한 건물들을 세울 수 있었을까? 하지만 네팔은 현재 세계 최빈국이며, 관광산업 이외에는 내세울만한 게 없다. 도로, 상하수도 등 도시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하고, 시민들의 주거도 매우 열악하다.

 

네팔인들은 힌두교도 70%, 불교도 30%라고 하며 신앙심들이 매우 높아 아침저녁 곳곳에서 제사/불공을 드리는데, 힌두교와 불교가 뒤섞이기도 해 네팔인들도 자기 종교가 힌두교인지 불교인지 딱 부러지게 이야기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약간 교외로 나가도 수많은 저명 힌두교/불교 저명 사원들이 있다. 인도에서 보듯이 갠지스강 지류인 버그머티강가에 힌두사원이 있고 시체를 태우고 있다. 그 구정물 같은 강물에 타버린 시신을 흘려보낸다. 다른 한쪽에는 딴뜨라 불교의 크고 작은 탑들이 모여 있는데, 너무 원색적인 조각들이 많다. 이번에는 가지 못했지만 몇 년전에는 카트만두에서 1시간여 산길을 운전하여 높은 산위에 위치한 거대한 불교사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멀리 히말라야가 아름답게 보이는 지역이었다. 그곳 불교사원에는 많은 티벳승려들과 어린 학승들이 있었다. 티벳을 중국에 빼앗기고 피난 온 사람들이다. 도심과 다르게 수목이 우거지고 공기도 맑았으며 여름이지만 시원한 기후가 마음에 들었다. 네팔에도 기독교인들이 있고 교회도 있다. 필자와 일행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교외 큰 계곡가에 위치한 한국교회를 방문하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기도 했다. 일주일여 한동대 유니트윈 프로그램카트만두공과대학과 공동 주최한 도시재생 스튜디오에 참여하여 양국 학생들과 수업, 현지답사, 발표회 등도 가졌지만, 한국의 찌는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2024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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