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 계곡 소나무 - 어떻게 계곡에 뿌리를 내리고 이만큼 자랄 수 있었을까? (지리산 칠선계곡)
남도의 마을에는 곳곳에서
산수유와 매화가 봄맞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지리산 산중엔 겨울이 벗어 놓은 옷들이
여기저기 널려 풀꽃들을 꼭꼭 덮어주고 있었습니다.
둘째날, 인월에서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첫발을
내딛으면서도 여전히 걱정과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하루 산길 20km는 무리 아닐까?
치열함이 없으면 자유로움을 얻을 수 없다면서?
오히려 아내는 아무 걱정이 없이 태평스러웠습니다.
전라도 땅 남원시 인월면에서 아침 9시에 출발한 우리는
지리산 자락을 돌고 돌아 경상도 땅 함양군 금계 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4시.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산길을 걷는 내내 치열함은 없었습니다.
자유로움과 즐거움이 가득한 둘레길이었습니다.
인월로 되돌아가는 시외 버스기사가
하얀 종이에 싼 조그만 뭉치를 주며 말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어르신, 이거 내일 아침 공복에 100번 씹어 드세요.
이게 뭔데요?
......
내려서 풀어 보니 막 싹이 움트기 시작한 어린 삼이었습니다.
거 참... 누굴 노인네로 아나...
불암산을 오르내리기 20년.
우리는 '꾸준함'과 '치열함'이 동의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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