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남자
 ↑ 여심(女心) - 여인들은 누구나 세상에 없는 것을 가슴에 품고 사는 신데렐라다.
엊저녁, 보름만에 400만명이 넘게 보았다는 영화 '늑대 소년'을 보러갔습니다. 솔직히 제 취향의 영화가 아니었기에 영화보다 관객이 더 궁금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이리 저리 둘러보니 남자 관객은 별로 없었습니다. 저처럼 머리 허연 남자는 두말 할 것도 없었지요.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자 어둠 속에서 눈물 닦는 모습이 보이더니 급기야 이곳 저곳에서 여자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의 어느 구석을 보아도 있을 수 있는 얘기는 아니었는데...
순정만화를 보고도 우는 것이 여학생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무엇이 중년 여성들의 마음까지 그토록 뒤흔들어 놓았을까요? 송중기의 빛나는 외모? 헐크로 변한 늑대소년의 무한능력? '기다려'라는 메모 한 장을 들고 47년을 기다려준 일편단심? 할머니가 되어도 들을 수 있는 말, '지금도 예뻐요'?
영화가 끝나고 밝은 불이 켜지자 부지런히 눈물을 닦아내는 여학생들과 아줌마들을 보며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본 것은 주인공 '철수'도 아니었고, 자체 발광으로 빛나는 주연배우 '송중기'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가슴 속에 품어 왔던 '세상에 없는 남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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