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일입니다.
아폴로사무실에서 임원회의가 있던날.
권금자총무가 보따리
(회원명단과 최근 몇년간의 영수증과 결산서)
를 들고 나와서는 사정이 생겨 이제부터 산에를 못나온다구..
총무로써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함을 미안해하면서...
이를 워져~
얼떨결에 덥썩 일보따리를 떠안구 말았네유.
우야돈등
올 년말꺼정 천방지축 맹월댁이 총무일을 봐얄거가터유.
그러니께
거시기 모냐하믄
욜분덜의 지대한 협조가 있기를 앙망허것따 이말이지유 머.
꾸벅~ 잘 봐주셩^^
그리고는 오늘 9월 3일
일싸미들 수락산 오르는 날인디
집에서 가까우니 모임시간 10시까지 널널하니 좋구먼.
햐~~
그란디 웬 사람이 이리 많데유..
서울사람들 모두 수락산 가는겨?
은사님 두분에 친구들 서른세명이 모여설라무네
수락산을 오르는구머뉴.
입추에 처서도 지내놓구
달이 가시긴 했어두
아직 여름이란눔이 그 긴 꼬리를 늘어뜨리구선
글씨
한낮에는 고 기세가 여간 시퍼러둥둥둥헝게 아녀유.
손회장은 산행거리를 짧게잡엇구
또한
산길이 무난해서 누구나 쉽게 넘을수 있다해싸투먼~
그걸 워찌 민남유?
반은 뚝 짤라서 민는다쳐두
땀흘릴 각오는 단단히 해야쥬 머.
한번씩 선들 바람이 불어주믄
`오메 시원한거`
어쨋든 오르막은 힘들게 마련인지라
다들 헉~헉~
땀을 흘리며 오릅니다요.
언제나 그라지유 머~
뒤쳐진 사람들은
쉬도않고 내달리는 앞선 사람들이 야속하기만하구
쉬고시퍼두 조금만 더 오르고보자 안깐힘 쓰는거.
그거 다 암시롱
내혼자 맨날 내달린거 지송혀유.
이런사정을 울 회장님이 모를리 없으니께
적당한 지점에서
`휴식~~~~~~~~~익`
큰소리로 명령?이 떨어지구
어느명이라 어기리이까.
주춤주춤 모두들 앉고 서고.
배낭을 내려놓구 갈증도 달래구 오이며 천도복숭아를
사이좋게 나누어먹고 한숨을 돌리긴 했으되
요거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가진 휴식시간이었다지요.
하나 둘씩 자리를 털고 일어나 휭~하니들 올라가구
그 담엔 보나마나 들으나마나
제각각 뿔뿌리 흐터져서 내갈길 내가 가구
네갈길 네가 가구...
마지막까지 남은사람은
쩌어그에 혼자 떨어져 쉬고계시는 박붕배선생님과
이쪽에 한우택선생님...손회장과 나
그리고
또 누구있었든가?
살짝 얼음이 언 과즙을 컵에 따라 두분께 드린후
함께 올라가려고 기다리는데
다 잡수신 한선생님;
`아무래도 난 내려가야 할까봐~ 넙적다리가 땡기네`
손회장님;
`쉬엄쉬엄 올라가세요 시간이 넉넉하니까..
거리도 짧고 별루 어렵지 않습니다`
말을 마치고 나에게 뒤를 부탁하고는
성큼성큼 올라가버리네..
하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울회장님인걸~
맹워리;
`저랑 같이 천천히 가세요.. 오늘은 선생님과 데이트해야쥐 ㅎㅎ`
그리하야 오늘 맹월댁은
선생님 두분과 함께 천천히 산을 오르게됩니다.
`스틱이 없으세요? 제꺼 쓰세요`
`응~ 다 잃어버려서.....`
작년만해도 잘 오르셨는데
올해는 두분 모두 힘이 부치신듯하여
뵙기에 안쓰럽구...
허긴 그 연세를 생각하면 대단하지요만~
사제지간으로 만나
50년 가까운 세월에 떠밀려 여기까지 온 인연하며
우리들중 저 연세까지 산에 오를수있는 친구가
과연 몇이나 될까? 등등
선생님을 뒤쫓으며 하릴없이 떠오르는 여러가지 생각 생각들...
얼음과자 파는곳에 오니 우리의 흑기사 한용옥이가
선뜻 몇개를 사서 선생님께도 또 우리들에게도 나누어준다.
퍼질러 앉아서 먹는 산에서의 아이스케키맛~!
친구의 사랑까지 얹어서 `바로 이맛이야~!!!`
다 먹고 일어서니 박선생님은 벌써 가셨는가 아니보이고
기다려준 나를 보고 한선생님은
`네가 나때문에 달아빼지도 못하는구나`
`아닙니다...맨날 빨리간다구 혼났거든요`
선생님손도 붙잡아 드리고 때론 부축도하며 오르는데
순발력이 무디어진 몸은 맘 먹은대로 안 움직여주는듯
한발 떼어놓기가 천근만근이라
쉬고 또 쉬고
장암역으로 내려가는길은 경사가 급하고 험해서
위태로운데다가 이젠 힘까지 빠지신 선생님은
몇번이나 헛발을 짚고 넘어질듯...
휫청~ 하실때마다
덜컹~ 내가슴이 내려앉는다.
시장하지 않으시냐는 물음에 배는 안고픈데 무척 힘이 드신단다.
`늙은이가 집에서 티브나 보고있을거지 뭐하러 나와서는....`
자조섞인 말씀에 마음이 에려 대답할말을 못찾고 눈물만 핑~
팔팔하던 선생님 모습이 어제인듯 눈에 선한데
왜 이렇게 늙으셨어요?
안타깝구 서글픈 마음 가눌길없어
올려다 본 하늘에 무심한 구름 몇조각 점점이...
선생님~
부디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우리랑 함께 해주세요.
휴우~~
험한길 용케 잘 내려온걸 고마워하며
석림사앞 너른마당에 두다리 쭉뻗고 앉아서 쉬다보니
어느새 다들 내려가고
선생님과
또이또이한 현광언.심상자..그리고 나.
`할머니 집`을 찾아 또 삼만리.
충청도 할머니집을 지나치면서 내가 한말은
`이집은 충청도 할머니집이네`
그냥
`할머니 집`은 어딘거야?
띠용~~~~~~~~~~~~!@#$%^&
큰길까지 나와서 두리번 두리번.
손회장한테서 걸려온 전화에 방귀뀐놈이 성낸다구
되려 큰소리로 `할머니 집이 어디얏?`
어이없는 손회장이
`다시 돌아와 여기 충청도 할머니 집`
엥???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엽서에 충청도라고 써 있었어요?`
띠용~~~~~~~~~~~!@#$%^&
띠용~~~~~~~~~~~!@#$%^&
바부탱이들 (선생님은 빼구) 입장에 박수받구 히히히
모두 고마웠슈..
맹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