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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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33

은빛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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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의 잠든 겨울바다...


이 순간 모든 잡다한 일과를 잠시 그대로 두고


그저 은빛설경과 환상의 섬을 꿈꾸며 배에 오른다.


 


초롱초롱한 별들의 속삭임과 출렁이는 물결따라 하염없이 미끄러져 떠 내려간다.


김서린 밤배 유리창에 나의 고독한 뒷모습은  감추고  


하늘을 수놓은 불꽃 윤무에 환희의 아우성은 은밀하고 달콤하다.


 





꿈꾸는 비경의 섬  한라산은 탐스런 눈꽃의 화려함과


산야에 펼쳐진 지상을 초월한 순결한 은빛설경으로 병든영혼을 매혹시킨다.


 


사각사각... 발 아래 밞힌 눈의 흥겨움.


부끄럼 많은 새색시가 정성들여 풀먹인 새 하얀 홑이불을 깔아놓았는가..


포근함과 애틋한 소리는  숨죽인 순백의 평원을 깨우고 있다.





능선 가까이, 흰눈과  유난히 대비되는 까마귀들이 떼지어 날고있다.


검정 구두 앞면의 반짝 거림처럼 검은 눈을 부라리며 우리 일행 위를 맴돌며


한명한명 행적을 감시하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제주섬은 말그대로 환상이다.


 


멀리 수평선 위로 펼쳐진 뭉개구름은 또하나의 능선을 만들었고


비스듬이 숨어있는 햇살은 유혹하듯 손짓하고 그 신비로움을 거역 할수없다.


산 아래 눈길 머무는 곳마다 빛깔고운 마을이 숨어있고 푸른바다와


잘 어울려 춤추고 있다.


 


산 허리엔 서서히 봄을 재촉하는듯 긴 침묵을 깬 적송들이 쉰 목소리로 헛 기침을한다.


하늘과 맞다은  정상의 한적함과 공허함, 그리고 황량한 천공의 아찔한 공간은


나의 노래이자  검은눈의 까마귀들의 노래이리라.


 





배 꽁무니에 메달고 제주섬을 통째로 끌고 올라온다.


아~ 넘 힘들다.


항상 그 자리, 그곳에  머무르는 것이 좋은성 싶어 메어있는 바줄을 끈는다.


 


기타와 오르간 반주에 타오르는 열정의 시간은 가고 모두가 잠든 깊은 밤이다.


작은 모습으로 반짝이는 별들을 헤아리며 가판 기둥에 기대서서


끝없는 무감각과 공허한 시간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 볼 수있는


순수함이길 바래본다.


 


꿈꾸듯 부드럽게 피어오르는 설화를 가슴에품고 


환상의 영혼속으로 조용히 잠들고 싶다.


 



                       올해 30회기 30주년을 맞이하여 첫 행사로 한라산 등반을 하였습니다.


                       축하객으로 참석한 29회와 함께 한라산 설경을 배경으로 한컷 찍습니다.


                      초청해 주어 고맙고 30주년 축 하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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