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큼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은 나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선진국은 물론 동남아시아나
중국을 보더라도 대부분의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한다. 우리의 경우 여성 일자리도 불충분할뿐더러 고위
직으로 승진할 기회도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를 빛낸 경우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는 여성
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가정경제도 여성들이 좌지우지한다. 특히 주부들의 생활밀착형 네트워크는 육
아, 교육, 취미생활, 문화 등의 트렌드를 이끌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미
국가적인 어젠더로 부각된 인구문제 해결의 열쇠도 여성이 쥐고 있다.
`경영의 구루`로 불리는 톰 피터스는 "미래는 여성들의 것이며 여성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기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작은 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여성 CEO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필자도 `여성이 곧 경쟁력`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소프트 파워가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러
하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회사에서 꾸준히 여성 인력을 늘리고 싶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우리 사회에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여성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국가적, 사회
적인 대책이 필요한 대목이다.
시간이 갈수록 여성의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머지않아 모계사회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
는 예견도 있다. 실례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평생 동안 결혼이나 동거를 평균 다섯 번 정도 하다 보니 아
이들이 태어나면 이혼 후 양육을 주로 맡을 어머니의 성을 따른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남교사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고시나 각종 자격시험에서 여
성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바람에 오히려 남성들이 보호돼야 한다는 너스레도 있다. 바야흐로 미래의 여
성 시대에서 남성들이 천대받지 않기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하는 세상이 온 듯하다.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