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아!
올해에는 네가 가정을 꾸리길 바랐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었구나. 하지만 내년에는 꼭 되리라 믿는
다.
네가 결혼을 하면 아빠가 당부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아이를 꼭 4명을 낳아야 한다는 것이란다. 조
금 놀랍겠지만 아빠의 이야기를 들어보렴.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1.08로 세계 최저이고, 머지않아 0.9 수준으로 떨어진다는구나. 이대로라면 우리
나라 인구는 2050년에 4400만명, 2100년에는 1000만명으로 줄고, 2305년이면 한국인은 모두 사라지고 만
다는 통계청의 암울한 예측도 있단다. 아빠 기억으로 우리나라에서 인구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4~5년
전쯤의 출산율이 1.3 정도였단다. 그때 아빠는 인구 감소를 심각한 국가적인 위기로 인식하고, 비록 회사
는 작지만 회사 정책을 통해우리 사회에 인구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로 결심했단다. 출산장려금 지급
과 2명 한도였던 유치원에서 대학까지의 학자금을 자녀 수에 관계없이 무제한 지원토록 하는 제도를 도
입하여 그 결과 4명의 자녀를 가진 직원에게도 혜택을 주고 있단다.
아빠는 인구문제 해결에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적극 나서야 될 때라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회사에서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제도들이 미혼 직원 시집ㆍ장가보내기 운동, 입사 시 3자녀 이상 출산 권고, 1년 육
아휴직 제도, 3명 이상 자녀 보유자에 대한 인사상 인센티브 제공, 기업연합 탁아소 운영, 무주택자 주택
지원, 입양 자녀에 대한 동일한 혜택 부여 등이란다.
가능한 것들부터 차근차근 도입해서 우리 회사가 인구문제 해결의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아빠가 가
진 꿈 중 하나란다.
사랑하는 딸아!
앞으로는 인구가 곧바로 국가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한결 같은 예측이며 머지않아 자녀들
이 재산목록 1호가 되는 세상도 분명 온단다. 프랑스에서는 자녀가 많으면 정부 보조금만으로도 생활이
된다. 더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구문제는 우리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단다. 다출산이야말로 국가에
대한 가장 큰 공헌이며, 남자들의 국방 의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란다.
이젠 아빠가 4명의 자녀를 가지라는 이유를 알겠지? 힘들면 아빠가 도와주마.
사랑한다.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