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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새해 첫달을 보내며

                                                                                                                                            구 자 문 
  미국에 온지 여러 날이 지나 제트래그가 가시고 더구나 계속되던 비가 개어 밀렸던 집안일들을, 주로 집안청소 및 앞뒷뜰 화단정리작업 정도이지만, 며칠째 계속하고 있다. 여름이라면 건기라서 화초며 나무에 물뿌리는 게 일이지만, 겨울은 우기라서 화초며 나무들이 크게 자라나 이것저것 잘라주고 옮겨심기도 해야 한다. 로스앤젤레스지역은 지중해성기후라고 하지만 여름에는 사막과 같이 비도 않오고 매우 더워서 이 거대한 도시와 지역이 수돗물과 스프링클러로 유지되는 것이다. 겨울에는 우기라서 비가 내리는데, 1년 평균 강우량이 이 도시와 지역을 유지하기에 너무 부족하여 멀리 콜로라도강에서 물을 수송해온다. 하지만 비가 며칠 집중적으로 내려 지역에 따라서는 홍수가 나고 토사가 길과 주거지역을 덮치기도 한다. 

 

  이번에도 며칠은 장마같은 겨울비가 계속되어 창밖 풍경을 감상하거나 텔레비전 시청이 일과였는데, 이번 비로 인해 발생되는 로스앤젤레스 이곳저곳의 홍수며 토사로 인한 피해들을 보고 있었다. 사실 이 정도 피해라면 곧 복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미국에서도 나라가 넓다보니 허리케인, 지진, 토네이도 등에 인한 큰 재난들이 끊이지 않는다. 40년전 중부지방인 아이오아주에 살때는 갑자기 불어 닥치는 대형 회오리바람 토네이도 걱정을 많이 했고 집은 날아가도 살아남는 방법을 숙지하고는 했었다. 30여년전 로스앤젤레스에 살때는 6.7의 지진을 겪기도 했고, 동네 주변의 큰 산불을 경험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비참해 보였던 것은 2005년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인해 뉴올리언스 시가지 대부분이 침수되고 그로 인한 사망자 및 이재민들의 대량 발생했고, 그 당시의 열악한 현실이 쇼킹하기도 했다. 필자도 텔레비전을 통해서 당시 이 지역의 피해상황을 보고는 있었지만, 열악했던 실상은 잘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즈음에 시사성 다큐멘터리를 보며 깨닫고 있는 것이지만, 미국 각 지자체의 건물허가 과정의 문제점, 흑백 인종차별, 철폐되었다고는 하지만 직업선택, 교육기회, 정치사회적 차별 등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인종차별 내지 소득차별은 뿌리 깊은 것이었다. 그 당시 침수된 뉴올리언스 다운타운은 아프리카로부터 끌려온 흑인 노예들의 힘든 삶의 터전이었고, 그들 나름의 어려운 삶속에서 그 지역을 재즈의 고장으로 브랜드하고 있었다. 그들의 후손들도 그러한 가운데서 삶의 방식을 찾아내며 미국시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큰 허리케인으로 바닷가 제방이 파괴되고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이 대부분이었던 뉴올리언스 도심이 침수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죽었고 지붕만 보이는 건물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도 전기도 끊어지고 식량배달도 제대로 않되는 상황에서 많은 이재민들이 수용된 강당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정부의 지원은 제때 도착하지도 않았으며, 다른 도시로 이동하려는 이재민들을 못나가도록 군경들이 막고 있었다. 역사평론가들은 미국정부가 이들을 제때 지원해줄 능력이 없어서라기보다, 소수인종들이므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이민역사가 비교적 짧은 한국인들도 겪고 있었다고 보면된다. 인종차별, 언어차별, 빈부차별, 문화차별 등 속에 겪은 큰 어려움들은 20세기 막 시작되는 시기 멕시코에 선인장농장으로 취업이민을 가 노예같은 삶을 겪으며, 일제에 나라를 잃은 슬픔 속에 살아야 했던, 그후 미국 등지로 진출하여 역시 차별을 받으며, 하층직업을 전전하며, 그러나 근면성실 하나로 삶을 이루고 부를 이루었던 우리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잊어서는 않된다. 비교적 최근이며 필자도 겪었던 LA폭동시 코리아타운의 안타까운 이야기들도 마찮가지이다. 그 당시 캘리포니아 군경들은 도심 흑인지역에서 확산되던 폭동 방어선에 코리아타운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이때 수 많은 한국인 상점들이 불타고 약탈당하고 제대로 보상도 못받아 크게 억울했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한국인들은 우리도 힘을 길러야한다 각성하게 되었고, 코리아타운을 스스로 지켜낸 한국 예비군들이 활약이 잘 알려지게 되었다.  

 

  미국은 세계 제1의 부강한 나라이고 큰 나라이지만 이러한 인종차별, 빈부격차 등의 문제들을 지니고 있고, 그러한 문제들이 조금은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계속됨을 우리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자본주의 대국이 우리들 모두의 롤모델임이 맞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부조리한 듯 한 가운데서도 정의가 있고, 안정된 정치가 있고, 커뮤니티의 거버넌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아무것 없이 이민해서도 상실히 일한 댓가로 부를 일구고 살아가는 이들이 수없이 많은 것도 사실인 것이다. 요즈음 미국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대학을 졸업하는 젊은이들도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찾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또한 대도시에서는 주택가격이 한없이 상승하고 있어 많은 젊은층이나 저소득층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우리 교민들은 이 가운데서도 잘들 견뎌내며 미래의 꿈을 가꾸어 나가고 있다. 더구나 요즈음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가전 등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더욱 최근에는 BTS를 중심으로 K-Music, K-Culture 등 한국 붐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 일고 있다. 이는 자화자찬이 아닌 현실인 것이다. 우리 미국동포들도 이에 힘을 크게 얻고 있다. 좁은 국토에 오밀조밀하게 살면서도 국토를 효율적으로 스마트하게 가꾸어야 하겠지만, 우리 한국동포들을 통한 세계네트워크 역시 중요한 것이다. 우리 한국의 정치문화적인 상황들을 이해는 하지만, 해외동포들을 너무 ‘검은 머리 외국인’ 등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동포들이 여러 가지 사연으로 타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정말 큰 노력으로 생활을 일구고 있는 것이고 고국을 생각하는 마음은 여전한, 밥과 김치를 먹는 우리들이라는 것이다. 

 

2022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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