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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4 09:41

가로수와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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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수와 은행나무
                                                                                                                              구 자 문 
  가로수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는 도시와 지역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그늘 제공, 공기정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1960년대 필자가 초등학생일때 여름방학에 시골 친척집에 놀러 갔다가 다음날 어른들을 따라 이십리길을 걸어온 적이 있었는데, 장날이라 만원버스를 탈 수도 없었고 모두들 걷는 눈치라 따라 나선 것이었다. 그 더운 여름 뙤약볕에 어른이건 아이건 더워서 힘들어 했는데, 그중 젊으신 우리 작은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셨다. '이래서 가로수가 필요하다는 거지유.' 그 당시는 플라다나스를 중심으로 가로수 심기가 시작되던 때였다.   

 

  몇 년후 서울로 중학교에 진학한 필자는 간혹 광화문이 복원되기 이전인 세종로 중앙청 인근에 가보기도 했는데,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들던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 당시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 대통령부부가 그 황금빛 가로수길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언급할 만큼, 중앙청 인근의 은행나무 가로수들은 많은 이들이 격찬하던 아름다움이었다고 생각된다. 그 당시 시골 우리집에서도 밭 한모퉁이에 은행나무를 싹티우고자 열매 몇 말을 심었다고 했는데, 그 나무들이 자라나서 1970년대 중반에 고향 도시의 주요 도로 가로수로 대부분 심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대학시절인 1970년대에도 그 후 1980년대에도 은행나무 예찬론은 계속되었던 것 같다. 단풍든 노란 잎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 잎들이 모아져서 중요한 건강식품 내지 치료약 원료로 쓰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 열매들은 많은 이들이 모아서 구어도 먹고 약재로도 썼는데, 필자도 그 맛을 잘 기억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나무의 화석이라고 불릴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식물인데, 병충해에 강하고 공해에 강해서 가로수로는 적격이며, 그 열매는 매우 영양가가 높아서, 지구의 다른 과일과 곡식들이 공해로 열매를 맺지 못해도 은행나무는 열매를 맺을 것이니, 장차 이 은행나무와 그 열매가 식량원으로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필자가 어릴 때 자라던 마을은 오동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이 자라던 곳이었다. 호박잎보다 더 큰 넓은 잎을 지닌 오동나무가 한여름 사이에 크게 자라나고 몇 년이 지나 단단해지면 사람들은 이를 켜서 가구를 만드는데 가볍고 좋다고 했다. 은행나무는 더욱 크게 자라지만 한그루를 켜게 되면 대개 부잣집 제사상이나 바둑판 제작에 이용되었는데, 이는 나무가 벌레도 않타고 눌러진 자국도 다시 복구되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다. 열매는 대개 동네사람들이 줍거나 따서 땅에 묻어 며칠간 껍질을 썩힌 후에 씻어내는데 잘못하면 옻 옮기 십상이라 주의를 요해야 했다.  

 

  지금도 은행나무 가로수를 많이 볼 수 있다. 요즈음은 가로수길이 더욱 많아지고 벚나무, 느티나무, 히말라야 시다, 이팝나무 등으로 가로수 종류도 더욱 많아졌다. 도심 가로수로는 아직도 플라다나스가 많고 대로변에 키 큰 히말라야 시다가 심어진 곳도 있고, 관광지와 캠퍼스내에는 벚나무, 오래된 마을 길에는 느티나무, 그리고 해변가 도로에는 곧게 선 해송이 많이 심어진 것 같다. 요즈음은 이팝나무가 원산지인 포항만이 아니라 필자가 자주 가는 경기도 광명 도로가에도 많이 심어져 있다. 어떤 가로수는 일년 중 한달 정도 흰 눈꽃 같은 아름다운 신세계를 조성하나 나무 자체가 강하지 못하고 벌레가 많이 끼고, 어떤 것들은 나무가 곧게 잘 자라나 뿌리가 약해 태풍에 잘 넘어지는 등 나무마다 특성과 장단점이 다르다. 이러한 가로수들은 도시를 아름답게 하고, 그늘을 만들어주며,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등의 기능만이 아니라, 도심에 녹지축을 이루어 크고 작은 물길과 함께 기온을 조절해주고 새, 곤충, 물고기 등이 살아가는 생태계를 이루어 준다. 더구나 이 가로수가 유실수라면 이들 날짐승들에게도 우리 시민들에게도 맛있는 과일 내지 식량을 제공해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은행 열매가 문제가 되는 모양이다. 가을이면 무수히 열리는 은행 열매가 떨어지고 썩어서 특유의 냄새를 내기 때문에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서 가로수종을 대체하겠다는 지자체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해한다. 껍질이 썩고 냄새가 나기에 은행나무 많은 지자체들은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 아름다운 황금색 가로수에 대한 기억 때문이기도 하고, 장차 우리 인간이 식량으로 삼아야 할지도 모를 자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애용하던 귀중한 가구재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도심에 어떤 가로수든 너무 우거지면 시야를 방해하고, 날짐승의 오염물로 주변이 더럽혀진다. 봄철이면 많은 이들이 꽃가루 알러지로 고생하고 있는데, 이는 소나무 만이 아니라 이팝나무, 자작나무 등 많은 나무들이 꽃가루를 크게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가을이면 많은 나무들이 낙엽을 떨어대니 청소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하지만 좋은 점이 나쁜 점보다 더 많으니 이렇게 가로수며 조경수를 심는 것이다. 은행나무도 가로수로 잘 보전되면서 냄새나는 열매를 잘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2021년 8월 4일

  • Tony(12) 2021.08.05 01:10
    은행나무 잎사귀 1톤을 처리하면 1 파운드의 약재가 나오는데 바로 요지음 흔히 알려진 Ginko Biloba라는 건강보조 phyto medicine입니다.
    독일에서 주로 연구되어 제일처음로 phyto medicine compendium에 기재된것이고 유럽에서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수있는 것입니다. 흔히들
    blood thinner로 알고들 있지만 혈압을 나추고 혈액순환에 도음을 주는 이유는 동맥경화를 막는 작용을하기때문이랍니다. 즉 동맥이 부드러워진다는 말이지요. 건망증이 심한이들에게도 도움을 줍니다. 뇌로 올라가는 혈액순환을 도웁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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