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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준 후배님에게,


 


우리 천하부고 자랑스런 '선농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권 후배님,


오늘 어머님을 여윈 그대의 초쵀한 모습을 대하며 우리들의 위대한 어머니를 생각하였습니다.


 


안타깝게 떠나가신 권혁준 지휘자 어머님의 고즈녁하고 조용히 속삭이듯 하시는 소리를 여기 들려 드립니다.


이 절절히 가슴에 파고 드는 글은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에 '작가미상'으로 담겨 있는 시입니다.


 


떠나가신 권 후배  어머님의 이 속삭임이 애통 속에 잠긴 권후배의 쓰린 가슴을 달래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부디 슬픔을 달래고 용기로 승화시켜서, 천하부고의 자랑 '선농합창단'이 권후배 어머님의 무한한 사랑처럼


격조 높은 합창예술의 찬란한 빛이 우리 부고 총 동문사회에 투영되도록 힘 써주기를 기원합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언제나


 식기 전에 밥을 먹었다.


  얼룩 묻은 옷을 입은 적도 없었고


   전화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었고


  늦도록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날마다 머리를 빗고 화장을 했다.


 



날마다 집을 치웠었다.


 장난감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없었고,


  자장가는 오래전에 잊었었다.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어떤 풀에 독이 있는지 신경 쓰지 않았었다.


     예방주사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누가 나한테 토하고, 내 급소를 때리고


 침을 뱉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이빨로 깨물고, 오줌을 싸고


   손가락으로 나를 꼬집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마음을 잘 다스릴 수가 있었다.


 내 생각과 몸까지도,


  울부짖는 아이를 두 팔로 눌러


   의사가 진찰을 하거나 주사를 놓게 한 적이 없었다.


    눈물 어린 눈을 보면서 함께 운 적이 없었다.


     단순한 웃음에도 그토록 기뻐한 적이 없었다.


      잠든 아이를 보며 새벽까지 깨어 있었던 적이 없었다.


 



아이가 깰까봐 언제까지나


 두 팔에 안고 있었던 적이 없었다.


  아이가 아플 때 대신 아파줄 수가 없어서


   가슴이 찢어진 적이 없었다.


    그토록 작은 존재가 그토록 많이 내 삶에


     영향을 끼칠 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게 될 줄


       결코 알지 못했었다.


 



내 자신이 엄마가 되는 것을


 그 토록 행복하게 여길 줄 미처 알지 못했었다.


  내 몸 밖에 또 다른 나의 심장을 갖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몰랐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감정일지 몰랐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그 기쁨,


 그 가슴 아픔,


  그 경이로움,


   그 성취감을 결코 알지 못했었다.


    그토록 많은 감정들을,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 tongurry 1970.01.01 09:33
    존경하는 맹주선 선배님~
    보내주신 시를 읽고 잠시 잊고 있었던 어머니의 생애를 되돌아 보았습니다.
    가슴벅찬 사랑의 시간 그것은 인내였고 고통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숭고한 사랑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해봅니다.
    늦게나마 올려주신 글을 읽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선배님의 따뜻한 마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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