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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33

LA에서 본 도심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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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에서 본 도심재생

                                                                                                                 구 자 문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과 코리아타운 중간쯤에 알바라도 거리가 있다. 이곳은 도로가 넓지만, 주변에 상가가 밀집해 있고, 널따란 맥아더파크가 있고, 지하철인 메트로라인 정거장까지 있어서 많은 이들이 오가고 길을 건너고 있어 차들도 속력을 내지 못한다.

 

   낙후된 지역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미국이라기보다는 멕시코나 중남미의 거리 같아 보이기도 한다. 촘촘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스타일의 상점들, 거리의 행상들, 그리고 거리를 가득 메운 히스패닉 계통의 사람들로 이 지역이 특징지어진다고 할 수 있다. 위험한 지역이라고는 할 수는 없으나 한국인들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잘 가지 않고 차를 타고 지날 뿐이다.

 

   좀 더 지나면 올림픽블바드가 나오고 이를 중심으로 벌몬트가에서 웨스턴가를 지나며 아주 넓게 코리아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로스앤젤레스의 전통적인 다운타운만큼이나 넓은데, 깨끗하고 안전하며, 경제적으로 부흥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코리아타운은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루어진, 미국에서도 성공적인 도심재생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넓게 펼쳐지다 보니 대형쇼핑센터, 중소규모 상가건물들이 지구를 이루지 못하고 점으로 연결되어 있다. 타운 내 주거지역에는 새로 지어진 한국인 위주의 아파트들도 있지만, 좀 가난한 히스패닉들도 많이 모여살고 있다.

 

   이곳에는 필자도 자주 들르는 코리아타운플라자가 있는데, 넓게 천창이 뚫린 거대한 5층 건물로 지하 1층에는 대형 그로서리, 후드코트, 베이커리, 커피숍 등이 있고 나머지 층에는 유명 브랜드 부티크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멀리 교외에서도 이곳에 차를 몰고 와서 쇼핑도 하고, 음식도 먹고, 커피도 마신다. 물론 안전요원들이 주차장을 돌보고 밤에는 좀 더 조심을 해야 하지만 코리아타운은 대부분 지역이 밤낮으로 비교적 안전지대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으로 가보자. 이곳은 지진지대이지만 첨단의 고층빌딩들이 즐비하고, ‘글로벌 허브이기도 해서 많은 국제적인 기업과 관련 서비스업들이 성행하고, 멋진 공공건물과 광장들도 많다. 랜드마크적인 32층의 타워를 지닌 로스앤젤레스 시청 인근에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재패니스 타운이 있다. 그곳에는 멋진 일본 스타일의 상가건물과 음식점이 있고, 아기자기한 정원의 사찰도 있다.

 

   하지만 다운타운의 대부분 지역은 낙후된 건물과 상점들, 그리고 아케이드형의 재래상가가 이어지고 히스패닉을 비롯한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몰려있다. 홈리스들도 많다.

 

   이 다운타운은 낮에만 반짝 빛을 낼뿐이다. 대부분의 전문직 종사자들이나 큰 상점 주인들은 밤에는 교외로 돌아가고 몇몇 대형 호텔들만 빛을 내고 있는 이 지역은 위험지구로 변한다.

 

   미국정부에서도 도심재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을 도심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멋지고 안전한 콘도미니엄을 건설하고 24시간 영업하는 카페들이 문을 열었지만, 젊은이들은 안전한 교외도시의 아파트를 선호하며, 다운타운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가 되어 버렸다.

 

   여기서 한국의 도시들이 배울 점이 없는가 살펴보자. 한국의 도시들은 코리아타운플라자 같은 대형사업을 좋아한다. 글렌데일의 아메리카나같은, 중심부에 개발의 자석이 될 만한 랜드마크적인 시설과 유명브랜드를 유치하고, 그 영향으로 그 주변이 투자자들을 이끌어내며 차차 개발되게 하는 것, 어쩌면 이러한 스타일을 더욱 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 경기도 좋지 않고 능력 있는 개발업자와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음이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알바라도 거리스타일은 어떠한가? 이곳 로스앤젤리스에서는 불법체류, 범죄, 인종문제 등이 겹쳐서 반대가 높을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전통시장과 역사거리를 살리면서 큰 돈 들이지 않고 꾸며 갈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 무언가 지역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매력을 주어서 서민들이나 중산층들이 남녀노소 몰려 들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것, 이것이 한국 대다수 도시의 도심재생의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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