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을 안고서
새벽 기도!
새벽 예불!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은 맑은 영혼을 가진 것 같다.
나도 맑은 영혼을 갖고 싶어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난다.
새벽 명상, 아침 명상... 흉내를 내본지 참 오래되었다.
내 영혼도 조금은 맑아진 듯 싶어 다행이다.
어제 오후,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책이 나왔어요.'
'5월 1일 나온다더니... 수고하셨네요.'
'방금 퀵으로 10부 보내드렸어요.'
출판사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새책이 나왔다.
책 이름이 무척 길다. 책 이름 긴 것이 유행이란다.
'내 아이의 IQ와 EQ를 높이는 PQ 부모수업'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카톡으로 여기 저기 자랑질을 좀 했다.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연신 '까똑.... 까똑... 까똑...'
저녁상을 차리고 있을 때 퀵 아저씨가 왔다.
포장을 펼치니 우아한 모습의 책 10권이 다소곳하다.
손자를 본 듯한 느낌!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아내와 함께 '둘이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나는 아내에게 싸인한 책 한 권을 건넸고,
아내는 내게 봄 향기 두릅과, 바다 내음이 진한 고등어 졸임을 차려냈다.
아들과 며느리가 3년 전에 가져다 놓은 인삼주로 건배를 했다.
딸과 사위가 까똑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행복이 뭐 별 건가?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
'아이들을 잘 키워야 세상이 행복해지지.'
'좀 더 솔직해질 수 없어?'
'알써. 많이 팔려야 돈이 많이 들어오잖아.'
'돈이 많으면 뭐 할 건데?'
'세상을 위해 좋은 일...'
'글세. 좀 더 솔직해지라니까?'
'응, 여행 다닐 거야.'
'그래 그래. 고상한 척 하지 말고, 푼수를 떨어야 사봉답지...'
'......'
오늘 아침엔 새 책을 끌어안고 어머니한테 자랑하러 가야겠다.
모처럼 효자 노릇할 수 있게 생겼다.
다음 번에는 무슨 책을 쓰면 잘 팔릴까? ㅋㅋ
중2 짜리 사춘기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책을 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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