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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33

새봄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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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봄을 맞으며

                                                                                                                        구 자 문

   한동안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더니, 이제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다니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날씨가 풀렸다. 계절의 바뀜은 당연히 반복되는 자연의 이치라지만, 추운 겨울 끝에 느껴지는 따뜻한 봄의 전령에 설레임 내지 들뜬 마음 없는 이는 드물 것이다.

 

   필자가 일하는 캠퍼스에도 서서히 봄이 짙어지고 있다. 추위 속에 매실이 꽃을 피우더니 이제는 벚꽃도 봉오리를 맺고 있다. 일년 열두달 거의 시계추 같은 리듬의 내 생활에도 이른 봄 즈음에는 약간의 센티멘탈리즘이 파고듬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 같다.

 

   포항 도심 약간 외곽 신도시에 자리 잡은 내 아파트 발코니에도 진작부터 봄이 오고 있었다. 한동안 성장을 멈추었던 작은 화초들에 새잎들이 자라나고 있다. 일년 내 싹조차 나지 않던 수선화가 길게 이파리를 드리우고 꽃봉오리를 피우고 있다.


   필자는 아파트 발코니에 수십개의 화분을 가지고 있는데, 대개 직접 싹 틔운 소품들이다. 하지만 물주며 성장을 관찰하며 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 중 올해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이 겨자씨 나무이다. 작년 이맘때쯤 눈에도 보이지 않던 작은 씨들을 뿌렸는데, 수없이 싹이 났고 지금 20여개가 잘 자라고 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1.2미터 키로 자라났고 넓적한 잎들 사이에 몇 개 꽃망울들을 달고 있다.

 

   이 나무는 중동이나 남북아메리카에 자생하는데, ‘씨는 매우 작으나 나무는 자라서 창대해진다며 성경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나무이다. 이 씨들을 어렵게 구해다가 일년 내 키워 냈는데, 이제 초롱같은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정말 오랫 만에 마을입구에 있는 꽃집에 들렀었다. 원래는 TV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항암성분을 지녔다는 와송을 구하러 갔는데, 구하지 못하고 대신 눈에 뜨이던 알뿌리식물을 구해왔는데, 바로 히야신스이다.

 

   어린이 주먹만한 알뿌리 위로 잎사귀들이 돋아나고 보라색 꽃들이 다발로 길게 자라나는데, 그 향기가 발코니에 가득 찼다. 히아신스는 꽃말이 추억이라고 하며, ‘아폴로가 좋아 했다는 '히아신스'라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데, 이른 봄의 꽃으로서 수선화와 함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겨울 지나 이른 봄 피어나는 수선화의 모습과 향기를 음미해 보며, 나는 가끔 일곱송이 수선화라는 노래를 원어로, 번안으로 들어도 보고 따라 불러도 본다. 가수가 다르니 내용도 기분도 전혀 다른 것 같으나 둘 다 좋아한다. 이제는 히아신스의 꽃노래도 찾아보아야겠다.

 

   포항은 한반도에서 가장 기후가 온화하고 청정일수가 높은 곳일 것이다. 과거에는 이곳에 지중해성 식물이라고 할 수 있는 포도밭이 많았었다. 이육사의 청포도 시도 이곳 포도밭을 배경으로 지어졌다는 것이 아닌가. 지금도 넓게 펼쳐진 인근 구만리의 보리밭은 그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들이 여럿 있을 정도이다.

 

   또 한 내가 좋아 하는 것은 봄과 여름을 거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이팝나무 꽃이다. 이는 포항지역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많이 자생하는데, 거대한 나무에 수북이 눈 내린 듯한 흰 꽃들이 신비감을 주고 있다.

 

   포항은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곳이기도 하다. 해맞이 장소로서 호미곶이 잘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이 호미곶과 구룡포 지역은 아름다운 동해안의 일출이 주변 수림대와 잘 어울려 아름다움을 내보이고 있다.

 

   포항에는 그 이외에도 아름다운 자연이 잘 보전되어 있는 곳이 많다. 내연산도 그러하고 경북수목원도 가볼 만한 곳이다. 특히 기청산식물원은 자연체험학교로 유명하다.

 

   이제 봄이다. 이제 포항만이 아닌 우리나라 산과 들 곳곳에 진달래꽃, 철쭉꽃이 피어날 것이다. 나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그리고 캠퍼스 교정에서 새로운 봄을 맞고 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로 시작되는 봄의 노래를 굵은 목소리로 나직이 불러보면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고 있다

 

201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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